대기업들의 배당확대로 외국인과 그룹 총수 가족은 배당잔치를 벌인 반면 소액주주들은 '들러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은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그룹 상장사를 대상으로 2014 회계연도 배당금(중간배당 포함)을 집계한 결과 배당금 총액은 7조7301억원으로 역대 최다라고 22일 밝혔다.
이는 4대그룹의 지난해 배당금 6조364억원보다 28.1% 증가한 것으로 금액으로는 1조6937억원 늘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4대그룹의 작년 대비 배당금 순증가분 1조6937억원 중 절반이 훨씬 넘는 58.1%(9832억원)을 챙겼고 전체 배당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6.9%에서 올해 49.3%로 2.4% 포인트 상승했다.
그룹 총수 가족 또한 배당금 확대의 큰 수혜자였다. 4대 그룹 총수 직계 가족이 받는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 2729억원에서 올해 3982억원으로 평균 45.9% 급증했다.
총수 가족 배당금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5%에서 올해 5.2%로 0.7% 포인트 증가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가족의 배당금은 지난해 1354억원에서 올해 2221억원으로 64% 급증했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가족도 전년보다 44.3% 늘어난 1045억원의 배당금을 계열사로부터 받을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가족의 배당금도 전년보다 15.5% 늘어난 올해 330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 가족의 배당금은 5.5% 상승한 386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계열사와 국민연금, 소액주주들은 외국인 투자자나 총수 가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당금 증가율이 낮았다.
4대 그룹 소속 계열사들이 타계열사 지분보유로 받은 배당금은 지난해 1조2731억원에서 올해 1조5862억원으로 24.6%, 국민연금은 4467억원에서 5542억원으로 24.1%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배당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열사가 지난해 21.1%에서 올해 20.5%로 0.6% 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연금도 지난해 7.4%에서 올해 7.2%로 0.2% 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액주주들은 상대적으로 배당금 확대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타주주들의 배당금은 지난해 1조2140억원에서 올해 1조3786억원으로 전년대비 13.6% 증가하는데 그쳐 총수 가족이나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금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처럼 소액주주 등 기타 주주의 배당금 증가율이 저조하면서 4대 그룹 전체 배당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0.1%에서 올해 17.8%로 2.3%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정부의 배당금 확대정책이 경제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소액주주 우대 및 차등 배당제, 수액주주 배당세제 감면책, 배당소득에 따른 누진 과세 등 다각적인 정책 마련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