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겨울을 제대로 맛본다 '눈꽃(雪花)'기행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5-01-13 14:57


겨울을 대표하는 꽃으로는 단연 '눈꽃(雪花)'을 꼽을 수 있다. 추울수록 더 멋진 자태를 뽐내는 눈꽃은 한겨울에도 팔팔한 생기와 상서로운 기운을 전해줘 더 매력 있다. 소담스럽게 내린 눈을 이고 햇살을 받아 시시각각 연한 잉크 빛에서 은빛으로, 또 오렌지빛깔로 물들어 가는 눈꽃의 자태란 알록달록 단풍-봄꽃 못지않다. 넉넉한 산자락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설화가 가득 핀 등산로를 따라 걷는 기분이란 삭막한 잿빛 겨울 산행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한 해를 시작하는 1월 사방이 툭 트인 설산에 올라 겨울의 낭만에 실컷 젖어 보자.
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국내 대표적 눈꽃 감상지로는 덕유산을 꼽을 수 있다. 이즈음 설천봉~향적봉(1614m)~중봉에 이르는 정상부에는 눈부신 자연의 신비가 펼쳐진다.
◆국내 대표 눈꽃 여행지 '덕유산'(전북 무주군)

전북 무주에 자리한 덕유산의 1월은 대자연의 신비, 눈꽃의 향연이 한창이다. 큰 눈이 내린 뒤 바람 한 점 없이 맑게 갠 하늘은 금방이라도 파란 잉크물이 떨어질듯 청징하다. 탐스런 설화 사이로 펼쳐진 대간의 봉우리들 또한 운무 속 담채화를 그려놓은 듯 황홀경을 담아낸다. 잦은 폭설 덕분에 덕유산 향적봉 인근 등산로 주변은 1m 가까이 흰 눈이 푹신하게 쌓였다.

한겨울 덕유산 정상부근에는 자태가 멋들어진 설화, 상고대가 피어난다. 덕유산 향적봉 대피소 관계자는 '덕유산 눈꽃이 국내 최고'라고 소개한다. 지리산 등 대부분의 산은 능선이 동-서로 이어진다. 하지만 덕유산의 주능선은 반도의 중앙에 북-남으로 뻗어 내렸다. 때문에 겨울철 서해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이 덕유산 능선에 부딪히며 수시로 눈 구름층을 형성한다. 눈구름은 많은 눈을 뿌리고, 능선을 흘러 다니며 주목과 고사목, 조릿대 등에 붙어 환상적인 상고대를 형성한다. 덕유산 설화-상고대가 유명한 이유다.


덕유산 눈꽃 산행
덕유산의 눈꽃 감상 포인트는 두 곳이다. 천하의 비경을 담채화로 담아낸 모습. 오두산, 비계산 등 거창, 함양 방면 봉우리의 실루엣이 그 첫째다. 다음은 향적봉에서 바라보는 남덕유 능선으로, 주목 상고대 사이 흰 눈을 이고 있는 능선이 볼만하다. 특히 향적봉 정상에서 지리산 천왕봉을 비롯해 가야산-황매산 등 주변 산세를 바라보는 것도 압권이다.

일반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산행 루트에서도 눈꽃을 만날 수 있다. 덕유산의 대표적 눈꽃 트레킹코스인 설천봉(1520m)에서 정상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산길과 향적봉~중봉 사이 주목군락지에는 하얀 눈꽃과 상고대가 피어올라 환상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설천봉에서 향적봉은 30분, 향적봉과 중봉은 20여분 거리로 곤돌라를 이용하면 가벼운 산행만으로도 눈꽃의 자태를 실컷 맛볼 수 있다.

◆이국적 비경이 펼쳐지는 눈꽃 여행지 '한라산'(제주도)


한라산 눈꽃. 장쾌한 은빛 설원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국내 대표적 눈꽃 감상지로는 한라산을 빼놓을 수 없다. 봄철 현란한 철쭉의 꽃사태가 겨울이면 눈꽃 천지로 변신한다. 한라산은 일기가 불순한 해양성기후로 유독 눈이 많이 내리는 폭설지대다. 때문에 한라산 자락에 두꺼운 눈옷을 입고 서 있는 주목 나무는 겨울철 시베리아 툰드라지대나 일본 동북지방에서 접할 수 있는 '스노 몬스터'와 흡사하다.

일반적으로 한라산의 설화 감상 포인트로는 영실코스, 윗세오름지역을 꼽을 수 있다. 영실코스는 병풍바위와 빙폭의 절경이 펼쳐지는 곳으로, 특히 눈 덮인 오백나한의 멋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루트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산 아래를 굽어보자면 부드러운 오름 능선과 푸른 바다, 모슬포 해변에 우뚝 솟은 산방산이 한 폭의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영실 능선을 따라 한 시간 정도를 오르면 구상나무숲이 이어진다. 한 겨울 하얀 눈을 이고 눈꽃 터널을 이룬 자태가 장관이다.

숲길을 지나면 선작지왓이라는 드넓은 개활지가 백록담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봄에는 눈부신 철쭉의 향연이 펼쳐지고 겨울이면 하얀 눈꽃 잔치를 벌이는 천혜의 꽃밭이다. 산행시간은 대략 대여섯 시간을 잡으면 된다.

윗세오름 지역은 푸근한 설경이 볼만하다. 키 작은 철쭉군락 위를 뒤덮은 하얀 눈이 마치 솜이불처럼 느껴진다. 시야도 툭 트여 청량감 속에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한라산은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종종 등산로가 통제 되곤 한다. 따라서 산행 전 한라산관리사무소 성판악 지소(064-725-9950)에 문의 하는 게 필요하다.


한라산 겨울 이벤트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 제주관광공사(사장 최갑열)는 이달 말 까지 겨울철 눈꽃과 설경, 한류 테마를 주제로 한라산 국립공원 어리목 광장일대에서 '2015 한라산 겨울 이벤트' 행사를 펼친다. 대나무 스키체험, 한류 테마별 포토존(한라왕국, 이글루, 눈사람 등)과 페이스페인팅, 캐리커처, 제기차기 등 내외국인 관광객과 도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금번 겨울 이벤트는 유네스코 자연유산의 적극적인 상품화 차원에서 이뤄졌다. 제주 겨울의 눈꽃, 설경을 이용한 체험상품과 한류상품을 테마화 하여 사계절 관광지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동남아시아, 중동지역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증진을 통해 신흥 관광시장 다변화를 꾀하기 위함이다.

제주도는 행사기간 중 주말(토, 일)에 한라산 어리목 방문 교통편을 확대했다. 740번 노선버스를 1일 7회에서 12회로 증차(40~50분 간격) 했다.

◆눈꽃 산행 팁

눈꽃?='눈꽃'은 설화(雪花), 상고대, 빙화(氷花) 등 세 종류로 나뉜다. 가장 흔한 게 설화다. 말 그대로 눈이 나무 가지에 쌓인 것으로 바람이 불면 날리고, 햇살 아래 쉽게 녹는다. 상고대는 눈꽃과는 다른 일종의 서리다. 나뭇가지가 머금은 습기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면서 얼거나, 구름이 스쳐가다가 얼어붙은 것이다. 결이 있고 단단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추운 날이 지속되면 키가 더 자란다. '빙화(氷花)'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 이른 아침에도 흔히 볼 수 있다. 설화나 상고대가 녹아 흐르다가 기온이 급강하할 때 그대로 얼어붙은 것이다. 햇살을 받으면 수정처럼 영롱하다.

눈꽃 산행은 이렇게=눈꽃 트레킹은 겨울 산의 낭만을 맛볼 수 있지만 위험도 따른다. 눈이 많이 온 뒤 맑은 날을 골라 떠나야 제대로 눈꽃을 감상할 수 있다. 평소 산행 경험이 있는 산으로, 여럿이 떠나는 게 좋다. 자동차 바퀴 체인과 아이젠은 필수다. 또 두꺼운 방한복에 기능성 등산복, 등산화, 모자와 장갑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사진 촬영을 원한다면 충분한 배터리가 필요하다. 추운 날씨에 배터리가 금방 방전된다. 여분의 배터리는 따뜻한 몸속에 품는 게 좋다.

◆한화리조트 제주, 눈꽃 한라산& 사려니숲길 셔틀 패키지 출시

한화리조트 제주는 2월 28일까지 도시락, 사우나, 테라피 등이 포함된 '한라산& 사려니숲길 셔틀 패키지'를 판매한다. 이번 패키지에는 한화리조트 제주에서 한라산 성판악 또는 사려니숲길까지 오갈 수 있는 셔틀버스가 포함된다.

셔틀 패키지는 각 2가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선택1'은 사우나 이용이 가능하며, '선택 2'는 사우나와 함께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등산객에게 발열 도시락 및 간식이 제공된다.

출발 전날 오후 8시까지 예약이 가능하며 한라산등반 패키지는 리조트 후문에서 오전 8시 성판악으로 출발, 관음사에서 오후 5시 복귀한다. 가격은 1만 4000원(선택1), 2만 4000원(선택2).

사려니숲길 패키지는 리조트 후문 오전 8시 출발, 사려니 도착지에서 오전 11시 복귀한다. 가격은 1만 2000원(선택1), 2만 2000원(선택 2) 이다. 두 패키지 모두 셔틀은 하루 왕복 1회 운영된다. 단, 객실 이용은 미포함(064-786-1200 / www.hanwhares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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