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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상장에 증권가, 삼성 지주사 전환 점쳐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4-06-04 15:29


삼성은 삼성에버랜드를 내년초 상장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삼성SDS의 연내 상장에 이은 의미있는 조치다. 3세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일 삼성에버랜드는 이사회를 열어 글로벌 패션·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달안으로 상장 주관사 선정, 추진 일정, 공보 방식 등이 확정된다. 삼성에버랜드는 상장 배경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와 증권가는 표면적 이유 외에 입원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뒤를 이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3세 경영으로의 승계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삼성SDS 상장이 오너가의 재산 상속 과정 현금 확보가 가장 큰 이유라면 삼성에버랜드 상장은 오너가의 그룹 지배력 강화 일환일 것"이라며 "상장 과정에서 마련된 자금으로 자사주 매입, 주식 교환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이건희 회장이 3.7%를 가지고 있고,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이 25.1%로 최대주주다.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도 각각 8.4%를 갖고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삼성 관계사가 보유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사실상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기업이다. 오너가의 지분이 가장 많은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지분도 19.3%를 갖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으로 지배구조가 이어진다.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그룹 새판을 짜려면 계열사간 지분 교환-매각, 지주회사 체제 구축 등을 이용한 지배구조 단순화가 필요하다. 이날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발표 이후 삼성카드가 가지고 있던 제일모직 지분 4.7%를 삼성전자에 매각키로 한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삼성그룹의 3세 경영승계 핵심 키워드 두 가지는 덩치가 가장 큰 삼성전자에 대한 오너가 지배 강화와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다.

삼성생명은 이건희 회장이 20.76%의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향후 이건희 회장이 3세들에게 상속을 하면 19.34% 지분을 가진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된다.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가 되는 셈이다. 금융지주회사의 비금융계열사 소유를 금지한 현행법을 위반하는 셈이다.

금산분리를 위해 삼성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지분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7.2%),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1.3%), 삼성전자의 삼성카드 지분(34.4%)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15조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고 지분 교환도 계열사간 주가 차이가 커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에버랜드 상장이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 신호탄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는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삼성전자홀딩스)와 사업회사(삼성전자)로 나눠 지주사를 세운다. 이후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홀딩스를 합병해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또 삼성물산 자사주를 인적분할해 삼성물산지주사(삼성물산 홀딩스)를 만들어 상사-건설-중화학 계열사를 아우를 수 있다.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을 축으로 또 다른 중간 지주사를 만드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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