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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속 카드 맞춤법 보다 롯데카드란 회사를 먼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금융감독원은 롯데카드에 대한 종합검사를 통해 사망자 7명에게 신용카드를 갱신해주고 신용카드 모집 시 부당한 경품을 제공한 사실을 적발해 기관주의와 과태료 500만원, 임직원 5명에게 주의적 경고 등을 내렸다.
롯데카드는 2009년 10월부터 2012년 1월까지 본인 확인을 소홀히 해 사망자 3명의 이름으로 3개의 신용카드를 갱신했다. 또 2011년 1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은행연합회가 제공하는 사망자 정보에 의해 신용카드 갱신 대상자의 사망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사망자 4명 이름으로 카드를 갱신한 사실이 밝혀졌다.
롯데카드의 위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롯데카드 모집인 5명이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품 등을 제공하면서 회원을 모집했다가 적발됐다. 또 2010년 6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이사회 의결 시에 일부 이사가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참석한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카드의 계속된 악재는 신용등급 전망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지난 5일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카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NICE신용평가 역시 롯데카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
한국신용평가는 "고객정보 유출과 영업 정지 조치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강화된 규제로 인한 성장 둔화 및 수익성 저하 등이 신용도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고객 정보 대량 유출 사고와 관련한 롯데카드의 수습 방안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롯데카드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조사 현장검증 과정에서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정보 유출로 인한 금전적 피해 등 2차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도 보상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차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라는 조건을 달아, 이번 정보유출 사건 자체에 대한 단순한 정신적 피해는 보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해 피해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정보보호 위원회'를 개최하고 "사태수습과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정작 내놓은 수습방안을 보면 피해자 구제보다는 자신들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거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카드는 2014년 경영 화두로 '고객중심의 질적성장'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각종 논란을 살펴 보면 롯데카드의 경영에는 과연 고객이 중심에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