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남은혜 명창, 아리랑 선율로 전세계 음악인 사로잡아

최민우 기자

기사입력 2013-12-30 11:04


우리나라 민족의 '恨(한)의 정서'를 담고 세계적으로 문화제적 가치를 인정받은 우리의 아리랑을 재구성해 공주아리랑, 북간도아리랑, 치르치크아리랑 등을 선보여 국내는 물론 미주 및 중앙아시아 음악인들과 동포들에게 극찬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소리꾼이 있다. 바로 중요무형문화재 제 57호 경기민요 이수자 남은혜 명창이 그 주인공이다.

남 명창은 아리랑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지 1주년을 기념하여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마련된 '한국 실크로드 아리랑 축제'에 자신의 특기인 긴아리랑을 비롯해 공주아리랑, 북간도아리랑, 치르치크아리랑을 선보여 중앙아시아 음악인들과 동포사회 구성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5개국 130여명이 함께한 이 공연에서 마이크도 없이 부르는 그녀의 긴아리랑은 몸부림도 아니고 통곡도 아니지만 추연하면서도 담담하고, 야리면서도 의젓한 아리랑으로 듣는 이의 가슴을 호비고 애태워 노래가 끝나면 묘하게 후련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2번째 아리랑 축제에 참석한 남 명창은 그동안 창작국악 <아리랑 산천에> <숙제가> <정선가>를 통해 그녀의 소리가 국적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감동을 전해줘 이번 행사에서 남 명창은 단연 최고의 소리꾼으로 평가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남 명창은 국내 현존하는 경기민요 명창 가운데 한 명이다. 1958년 경기도 여주군에서 7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나, 여중시절 재미 삼아 출연했던 KBS 라디오 '전국노래자랑' 예선을 통과해 소리꾼으로서의 운명의 길로 접어들었다. 18세에 상경해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 28호 재담소리 예능보유자 백영춘 선생에게서 민요의 기초를 닦고, 22세에 중요무형문화재 제 57호 경기민요 예능보유자 묵계월 선생에게 경기좌창 학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특히,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고 자신의 집을 내주며 소리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준 묵계월 선생에게 "갚지 못할 큰 은혜를 입었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남 명창은, 이 시절 유산가를 비롯해 민요와 12잡가를 공부하면서 여러 경창대회에 출전해 다수의 최우수상을 수상해 은혜를 보답했다.

1982년 안산에서 열린 '전국경창대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남 명창은 이후 민속음악 권위자로 유명한 이소라 교수와 기미양 연구가와 만나 아리랑을 자신의 대표 소리로 삼게 되었다. 긴아리랑을 시작으로 다양한 아리랑을 맛깔스럽게 소화해 내는 것으로 인정받게 된 그녀는, 이제 노래를 부르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키고 보존하며 알리는 일에도 나선다고 한다.

10여년전 서울 종로에서 '남은혜 경기민요전수관'을 꾸려 본격적인 소리꾼 활동을 시작한 그녀에게 아리랑은 이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다.


일제강점기 기록서인 『조선민요아리랑』를 통해 존재가 알려진 <공주아리랑>을 재구성하여 재현하기 위해 '공주아리랑보존회(이하 보존회)'를 설립한 남 명창은, 상주아리랑을 바탕으로 한 북간도 아리랑의 재구성도 발벗고 나서 여러 공연에서 선보이는 중이다. 충청도를 대표하는 아리랑으로 공주아리랑이 자리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공주아리랑에 특히 집중하고 있는 남 명창은 그 이유에 대해 "공주아리랑은 백제의 향취와 역사가 담긴 충청도민과 공주 지역민의 심성이 어우러진 노래"라고 강조했는데, "의병 이세영, 김덕진선생, 유관순열사 등 나라를 위해서 분사하신 애국열사들의 고장이기도 한 공주에서 아리랑을 통해 공동체구현이 이루어 진다면 좋겠다"고 말해 공주에 대한 애뜻한 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매년 3.1절마다 공주에서 아리랑을 울려 퍼지게해 공주인들의 심금을 녹였던 남은혜 명창. 그는 이제 전세계 사람들에게 우리의 '恨(한)의 정서'를 담은 아리랑을 다시금 알리기 위해 자신이 직접 제작한 곡으로 음반을 준비중에 있다. 내년 2월쯤 출시예정인 이 음반은 공주아리랑(신나라레코드)을 타이틀로 북간도아리랑, 치르치크아리랑이 담겨 있어 벌써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경제팀 award@sportschosun.com


 ◇남은혜 명창의 아리랑한마당

 ◇공주아리랑공연 모습

 ◇공주아리랑공연 모습

 ◇실크로드 아리랑축제 단원들과 함께

 ◇실크로드 아리랑축제

 ◇남은혜 명창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