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고속도로를 따라 청평 방향으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달리다 보면 축령산 자락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이곳은 주말이면 아침고요수목원 등 삼림욕장을 찾은 사람으로 늘 붐비는 곳이다. 여기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 '잣익는마을'로도 불린다는 '영양잣마을'이 있다.
이처럼 가평잣과 더불어 가평축령산잣영농조합을 반석위에 올려놓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까지 오직 조합과 가평잣만을 위해 불철주야 뛰어온 이수근 대표가 있어기에 가능했다.
이 대표는 잣 농사를 지은 지 30년이 넘은 베테랑 농사꾼이다.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잣농사를 곁에서 보고 자라면서 잣에 관한한 이 대표를 따라올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잣박사로 통한다. 그런 그가 요즘 한창 수확철이어서 가평축령산잣영농조합(www.koreanut.co.kr) 20호농가 조합원들과 함께 채취하고 가공해서 전국 소비자로부터 주문받은 잣상품을 포장하느라 정신이 없다.
"잣나무는 보통 심은 지 20년은 돼야 열매를 맺는데 35∼40년 된 나무들이 가장 왕성하게 잣을 생산합니다. 매년 5월이면 한 나무에서 수정해 8월에 어린 잣송이를 맺고 이 잣송이는 해를 넘겨 이듬해 9, 10월에 익습니다. 꽃이 피고 열매가 익기까지 1년 반 정도 걸리는 셈이죠"
이 대표는 "그동안 가평 축령산 잣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져 직접 찾아오는 사람과 온라인 주문이 늘었지만 올해 2년연속 대흉년을 맞아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50%~90%로 크게 줄어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잣나무는 해충이나 병충해 피해를 거의 받지 않아 농약을 칠 필요가 전혀 없는 천연 무공해 우리 농산물이다. 최근 현대화된 기계공장이 들어오면서 작업은 훨씬 쉬워졌지만 부스러기를 빼내는 마지막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어려운 잣나무 재배만큼 수확은 목숨을 걸어야 한다. 30m 높이에 달려 있는 잣송이를 따려면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 외에 달리 대안이 없다. 헬륨 풍선 기구를 띄워보기도 하고 십 몇 년 전에는 원숭이를 훈련시켰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 처럼 잣알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험난한 과정과 농민의 고된 수고를 거처야 한다.
가평 잣은 고소한 향기와 뛰어난 영양으로 피부 탄력과 혈압 유지에 효과가 있을 뿐아니라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 등이 골고루 갖춰진 완전식품으로 지방질과 단백질이 각각 60%, 20% 이상 함유된 대표적인 식물성 영양식품이다.
또한 잣에는 양질의 올레산, 리놀산, 리놀레인산 등 불포화지방산인 레시틴이 많이 함유돼 있어 뇌와 혈관의 현대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뿐아니라 불면증 치료, 변비 개선, 탈모 예방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유엔보고서 문건 중 한국산 잣에서 추출한 잣 기름이 비만억제효과가 탁월하다는 내용이 있을 정도로 다이어트 식품으로서의 효능도 입증된 바 있다.
잣알의 영양과 더불어 잣나무의 피톤치드는 다른 나무에 비해 월등한 효과가 있다. 잣나무는 각종 감염 질환이나 아토피 질환 등은 물론 면역력을 좋게 해줄 뿐 아니라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축령산 잣나무 숲에 아토피 치유 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은 축령산 잣나무 힐링과 더불어 슬로푸드를 통해 사라져 가는 전통음식 조리법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한옥식 체험장을 운영해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까지 이어져 웰빙 농산물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잣을 활용한 2차 가공식품, 건강 보조 식품 등 다양한 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이 대표는 "유례없는 잣대흉년에 청설모와 멧돼지 등의 유해조수들로부터 막대한 피해까지 입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농사에 더욱 힘든 것은 "잣에 대한 국가적인 연구나 관심이 부족해 세계일류 우리의 명품잣이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않아 수출의 길을 트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앞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전문연구소 등을 설립하여 이를 통해 철저한 연구로 효능, 농사 기법 등 과학적인 근거 제공이 절실하다"고 강조하였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