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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건강도 위협하는 담배, 여성에겐 더욱 해롭다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3-05-24 11:54


오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다. 금연정책이 날로 강화되면서 흡연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여성 흡연율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발표된 서울 성인의 흡연 비율을 살펴보면, 남성은 감소한 반면 여성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의 몸 구석구석을 해치는 담배는 여성의 뼈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존재다. 여성은 폐경 후 호르몬 변화로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는데 흡연은 골밀도 감소를 부채질한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여성도 마찬가지다. 뼈 건강을 생각한다면 칼슘제 복용도 중요하지만 금연부터 서두르는 것이 우선이다.

▲니코틴 성분, 골다공증 및 디스크 퇴행 일으켜

금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흡연율이 꾸준히 줄고 있으나 여성 흡연율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서울연구원 도시정보센터가 발표한 성인 평균 흡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서울 성인의 흡연율은 23%로 조사됐다. 이는 9년 전인 28.6%에 비해 5% 이상 줄어든 수치. 그런데 성별로 보면 남성의 흡연율은 2003년 54.7%에서 지난해 42.7%로 줄었지만, 여성은 같은 기간 3.8%에서 4.7%로 오히려 증가했다.

담배는 남녀 모두에게 해롭기는 마찬가지지만 특히 여성의 뼈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성은 폐경 후 체내 에스트로겐 감소로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져 골다공증의 위험에 노출된다. 일반적으로 골밀도는 30대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점차 감소하다가 폐경 후에는 이보다 3배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 여기에 흡연이 더해지면 골밀도 수치가 급감하게 된다. 실제로 국제골다공증학회지에 실린 서울성모병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폐경 후 흡연여성의 소변 중 코티닌(니코틴의 대사물질)이 많을수록 골밀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담배 속 니코틴은 뼈의 미네랄 성분을 감소시켜 골밀도를 떨어뜨리고 약해지게 해 골다공증을 유발하는데, 담배를 끊는 것만으로도 부분적으로 골소실이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니코틴은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 원인물질로 디스크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혈관의 혈액 순환을 떨어뜨려 디스크의 퇴행 현상이나 변성을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흡연으로 인한 만성기침 역시 디스크 질환이나 척추압박골절을 부르는 원인이 된다. 기침을 하게 되면 복압이 증가하면서 디스크 압력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디스크 파열 위험도 높아진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매우 약해진 상태에서 기침을 심하게 하면 뼈가 부러지거나 주저앉는 압박골절을 당할 수도 있다.

▲간접흡연 노출되면 골다공증 위험 높아져

직접흡연뿐만 아니라 간접흡연도 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55세 이상 비흡연자 여성의 동거인 흡연 여부와 골다공증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흡연자 가족이 있는 그룹의 골다공증 비율이 3.6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가족이 하루 한 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일 경우엔 고관절 골다공증 위험이 4.35배, 척추 골다공증 위험이 5.4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간접흡연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내뿜은 연기와 불이 붙은 담배 끝에서 흘러나오는 연기로 인해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 중 담배 끝에서 나오는 연기가 간접흡연의 85%를 차지하는데, 이는 흡연자가 내뿜은 연기보다 더 해롭다. 독성 화학물질의 농도가 더 높고 입자도 작아서 체내 깊숙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도일 병원장은 "여성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는데 간접흡연만으로도 골밀도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이나 칼슘 섭취뿐만 아니라 직접,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상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폐경 후 여성이라면 평소 걷기나 등산처럼 적당히 체중이 실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하루 15~20분 정도 햇볕을 쬐면 칼슘 흡수에 필수적인 비타민D가 생성돼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 만일 장기간 흡연을 했거나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다면 자신이 골다공증은 아닌지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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