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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보험 민원 2배 급증...무용론 제기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3-04-09 11:02


휴대전화 사용자 1000만 명이 가입하고 있는 휴대전화 보험 무용론이 일고 있다.

휴대전화 보험 무용론은 보험금 지급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되면서 자기 부담금이 크게 오른 데다 출시 몇 년이 지나도 변동 없는 단말기 출고가 기준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보험금이 지급 안 되는 다양한 면책조항 때문에 적용도 까다로워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9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고발센터 등에 접수된 휴대전화 보험 관련 민원·분쟁은 407건으로 전년(151건)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휴대전화 보험 가입자가 많았던 초기에는 주로 '보험금 지급 지연'이나 '까다로운 접수절차'등에 대한 민원이 많았던데 반해 최근의 민원은 모두 '과도한 자기부담금'에 쏠려 있다.

컨슈머리서치측이 밝힌 사례를 보면 최근 출고가 90만원짜리 휴대전화를 분실해 보험 처리할 때 가입자가 내는 자기부담금만 28만~34만원에 달한다. '자기부담금 5만원만 내면 고가 스마트폰 분실해도 문제없다'는 일부 판매원의 말과는 딴판인 셈이다.

그러나 30~40만원이 넘는 자기부담금을 낼 바에는 신규로 휴대전화를 가입하는 편이 소비자에게 이득이다. 보조금 과당경쟁으로 신규 휴대폰이라도 출시 1개월도 지나지 않아 가격이 폭락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보험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단말기 출고가 기준에 원인이 있다. 단말기 등 IT기기의 특성 상 출시 후 몇 개월이 지나면 가격이 수십만 원씩 뚝뚝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보험금에 적용되는 '출고가'는 시간과 관계없이 요지부동이라는 비판이다.

더욱이 과도한 자기부담금을 내더라도 휴대전화 보험을 보상받기 쉽지 않다.


보험 적용이 안 되는 면책조항이 많기 때문이다. 약관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분실이나 파손, 고장시 '무조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처럼 손쉽게 가입 시켜두고 막상 문제가 생겨 보상을 요구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하기 일쑤다. 보험금 지급 조건 등에 대한 상세 내역 없이 마치 부가서비스의 일종인 것처럼 불완전 판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보상을 받았을 땐 최대보상한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보험료만 꼬박꼬박 내고 '쥐꼬리' 보상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30만원이 최대보상한도인 상품에 가입했다면 27만원 보상을 받은 이용자는 차후 3만원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일부 통신사의 경우 제 3자에 의해 파손 및 분실된 경우 구상권 청구로 인해 보상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아는 가입자 역시 많지 않다. 만약 회사 동료의 실수로 휴대폰이 침수돼 고장이 났다면 보험금 중 일부 금액은 회사 동료에게 구상권이 청구된다.

또 음성통화내역이 없으면 데이터 사용 내역 등으로 휴대폰 사용여부가 확인되더라도 보상에서 제외된다. SNS나 문자메시지, 데이터서비스를 주로 이용하고자 구입한 경우라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통신사와 손해보험사들은 "휴대전화 보험금 지급 급증으로 손해율이 상승해 별도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자기부담금을 정률제로 한다는 점을 이미 고객에게 알렸다"면서 "고가 스마트폰이 늘면서 보험 손해도 커지고 있어 부득이하게 일정 부분을 제약할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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