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재벌이란 단어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재벌을 바라보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영어사전에는 재벌(Chaebol)이란 단어가 있다.
한국 경제에서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에서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범 삼성, 현대 LG 등 세곳을 합치면 국내 재계에서 자산총액기준 53%(2012년 기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가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정책과 맞물리면서 부터다. 수치로 보면 이해가 쉽다.
범 삼성 LG 현대가 자산의 재계 내 비중은 참여정부 5년간은 3.8%포인트 떨어져 2007년 46.2%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3곳의 자산총액은 2003년 249조원에서 2007년 말 408조원으로 63.3% 늘었지만, 비중은 50%에서 46.2%로 3.8%포인트 떨어졌다. IMF 이후 한국경제가 호황을 누렸던 점을 감안하면 재벌의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평가.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매년 높아져 2010년 50%를 넘었고 지난해 말에는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3%에서 52.9%로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산총액과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삼성·CJ·신세계·한솔그룹 등을 포함한 범 삼성가다. 2008년 자산이 199조원에서 지난해 358조원으로 79.9% 늘었다. 재계에서의 비중도 20.1%에서 23.1%로 3%포인트 올랐다.
반면 범 현대가와 범 LG가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현대차·현대중공업·현대·현대백화점·KCC·한라·현대산업개발 등 7개 그룹의 범현대가는 자산총액이 168조원에서 273조원으로 62.6% 늘었다. 재계 비중은 17%에서 17.6%로 상승했다.
LG·GS·LS·LIG그룹으로 나뉜 범 LG가는 자산총액이 120조원에서 188조원으로 56.8% 증가했지만 재계 비중은 12.2%로 전년과 비슷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범 삼성가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범 현대가와 자산총액 격차를 2003년 22조원에서 지난해 85조원으로 벌렸다. 또 범 현대가와 범 LG가의 격차는 2003년 21조원에서 지난해 말 84조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1990년대만 해도 범 현대가의 점유율이 범 삼성가에 비해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재벌가 간 순위는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경제에서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고 말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