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유정민 씨(24)는 얼마 전 목 안이 심하게 부어 숨쉬기가 힘들었다. 말을 할 때는 쉰 소리가 겨우 나왔다. 5세반 아이들 졸업식 날, 헤어지는 것이 서운해 종일 울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부터 며칠 째 증상이 이어져 이비인후과에서 후두내시경검사를 받은 결과, 성대폴립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성대폴립은 단 한번의 실수로도 성대에 말미잘 모양의 물혹이 생기는 성대질환이다.
목소리는 폐의 호흡이 목의 성대를 진동시키며 만들어진다. 성대는 목의 양쪽에 있는 2cm 내외의 작은 발성기관으로, 말을 할 때 양쪽의 성대가 서로 접촉, 진동하여 소리를 만든다. 보통 1초에 150~250회 정도의 고속 진동을 한다.
만약 성대에 폴립과 같은 물혹이 생기면 성대의 진동이 이상해지거나 양쪽 성대가 충분히 닿지 못하기 때문에 목소리가 잠기게 되며, 쉰 목소리가 난다. 또한 후두에 무엇인가 걸려 있는 듯한 이물감이 지속적으로 느껴져 이것을 뱉어내려고 자주 헛기침을 할 경우 증상이 더욱 악화되며, 물혹이 점차 커지면 공기의 통로가 좁아져 답답하고 숨쉬기 힘든 상황이 이어진다.
물혹이 경미하거나 목소리의 남용이 원인일 때는 음성치료와 발성연습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음성치료는 목소리 오남용을 줄이면서 발성 시 복식호흡을 하는 것과 발성하기 전 반복해서 의식적으로 하품이나 한숨을 쉬는 운동인 근육이완법을 통해 폴립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어렵고 재발이 잦을 경우 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성대폴립 치료에는 PDL(Pulse Dye Laser, 후두전자내시경 펄스다이레이저)을 이용한 시술이 효과적이다. PDL 성대 수술은 가늘고 구부러지는 후두전자내시경을 코를 통해 넣은 뒤 전자 내시경 채널에 가느다란 광섬유형 케이블을 넣어 레이저를 쏘면서 수술하는 방법이다. PDL성대수술은 부분 마취를 이용해 시술이 20분 내외로 간단하고 출혈도 없을 뿐만 아니라 회복 기간도 빠르다.
성대폴립 등 성대질환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성대에 자극을 주는 헛기침과 비정상적인 발성습관을 고치는 것이 필요하다. 직업상 장시간의 상담 및 강의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상대와의 거리를 가깝게 하고, 편안하고 긴장되지 않은 어조로 말하는 것이 좋다.
김현수 원장은 "감정의 기복으로 인해 울컥하거나 흥분해서 목에 힘을 주고 소리칠 경우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심호흡을 한 후 말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며, "속삭이는 소리 역시 성대에 힘이 들어가므로 피해야 하며, 시끄러운 장소에서는 가급적 대화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