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탈 잡코리아에서 지난달 남녀 직장인 557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을 괴롭히는 고질병'을 조사했다. 그 결과, 허리통증이 33%로 가장 많았고 '손목, 목, 무릎 부위 통증 및 관절염'이 29.9%로 그 뒤를 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관절 통증이 62.9%나 차지했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직장인들은 늘상 허리 통증에 시달린다. 허리가 받는 하중은 똑바로 누워 있을 때보다 바로 섰을 때 4배, 책상에 앉어 있을 때 5~6배 더 커지기 때문이다.
허리 통증이 지속될 때 가장 먼저 의심해 볼 수 있는 질환은 척추측만증이다. 반듯해야 할 척추가 좌우로 휘어지거나 또는 옆에서 봤을 때 앞 뒤로 휘어져 있는 경우 척추측만증일 가능성이 높다. 한쪽으로 기울여 삐딱하게 앉거나 등을 굽히고 앉는 자세는 척추측만증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이런 자세를 방치하면 만성요통, 척추의 조기 노화,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 각종 허리질환으로 이어진다. 심하면 심폐기능의 저하, 호흡장애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책상에 엎드려 낮잠을 청할 때도 허리 통증에 주의해야 한다. 엎드려 자는 경우 고관절과 척추는 하늘로 향하고 허리는 안쪽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요추에는 평소의 2배 이상에 달하는 부담이 가게 된다. 송 원장은 "부득이하게 엎드려 잘 때는 책상과의 간격을 15cm 정도로 유지하고, 지나치게 상체를 숙이지 않도록 쿠션이나 책 등을 얼굴에 받침으로써 등이 굽는 각도를 줄여야한다"고 조언했다.
다리 꼬고 앉는 습관, 무릎 관절 퇴행 부추겨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는 버릇은 휜 다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개구리 자세, 양반다리 자세 역시 마찬가지로 휜 다리를 부추긴다. 휜 다리는 대부분 종아리뼈의 윗부분이 안쪽으로 휘면서 발생하는데, 연골을 빨리 닳게 해 퇴행성관절염의 발병 시기를 앞당긴다.
또 다리가 휘게 되면 골반과 고관절 대퇴골이 비틀어지면서 무릎과 고관절의 부담을 증가시켜 척추측만증이나 디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양반다리처럼 과도하게 무릎이 구부러진 자세로 장시간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절을 굽힌 자세로 장시간 있다 보면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연골로 가는 부담이 커지고, 연골이 물렁물렁해지는 '연골연화증'이 나타날 수 있다.
목 빼고 컴퓨터 보기, 턱 괴기도 일자목-경추부 염좌 우려
직장에서는 컴퓨터, 지하철에서는 스마트폰을 보느라 늘 목을 빼고 있다 보니 C자형으로 굽어 있어야 할 목뼈가 일자로 변형되며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일자목은 목뼈 사이의 디스크에 큰 압박을 주고, 목 디스크로 발전할 수도 있다.
송 원장은 "한쪽으로 턱을 괴는 습관도 얼굴 균형을 무너뜨려 안면비대칭을 유발하거나 목뼈가 비틀어지는 경추부 염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추부 염좌란 목근육과 경추 주위를 싸고 있는 근육·인대 등이 늘어나거나 찢어져 붓고 아픈 증상을 말한다. 심한 경우 구토나 두통, 시력 장애, 이명 등 청각 장애가 동반 되기도 한다.
장시간 컴퓨터 업무 본다면 손목 및 어깨 관절 주의
컴퓨터 업무가 많다면 손목터널증후군도 조심해야 한다. 키보드와 마우스 사용이 많을수록 손목 사용 빈도도 높아져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단순 통증이라고 방치했다간 손목 신경이 손상되거나 눌리면서 손가락이 찌릿찌릿하고 붓는 증상이 나타나며, 손가락 감각이 무뎌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최근 30대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어깨의 석회화건염도 주의해야 한다. 석회화건염이란 어깨를 회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힘줄 4개 중 하나인 극상건 안에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으나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다 보면 어깨 힘줄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고,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관절 주변 근육 강화하면 통증 완화 효과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면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걷기나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약 30분~1시간 가량 하면 관절 주변을 받쳐주는 근육이 튼튼해져 관절로 가는 부담이 줄어든다.
또한 스트레칭으로 관절과 근육의 가동 범위를 늘리고 혈액 순환을 도와 관절 질환을 예방하도록 한다. 송 원장은 "편하다고 생각했던 작은 습관들이 관절 건강을 해치는 주범일 수 있다"며 "평소 스트레칭과 바른 자세를 생활화하고 통증이 있다면 방심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