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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은 누구나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과도 연관된다. 또한 백내장 수술을 최근에 하거나 안경을 새로 바꿔 끼었을 때 오는 어지러움 등 수십 가지의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어지럼증 20%가 이석증이 원인
흔히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 때문이라 생각하고 철분제를 먹는 경우가 많다. 또 갑자기 어지럼증이 심해지면 치명적인 뇌졸중을 의심해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어지럼증이 발생한 약 20% 정도의 경우는 이석증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한해 우리나라에서 3만 명 정도가 이석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 많은 환자 원인없이 찾아와
이석증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젊은층의 경우에는 머리쪽의 충격, 예를 들어 교통사고 등이 있은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많은 환자의 70%는 특별한 원인 없이 일어난다. 다만 최근 나이 든 생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이석이 부서지거나, 크기가 불균일해지거나, 이석끼리 연결이 끊어지는 등 변화하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골다공증을 일으킨 쥐에서 이석증이 유발되어 이러한 질환과 연관성이 있지 않나 추측하고 있을 정도다.
▲돌아눕다 어지럼증 느끼면 가능성 커
이석증의 증상으로는 주로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있다. 이렇게 도는 느낌은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반복되고, 한번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수 초에서 수십 초까지 지속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려고 할 때 어지럽거나, 취침 시 돌아눕다가 어지럼증이 있었다면 이석증일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이석증에서는 난청이나 이명 등 청각 증상이 동반되지는 않는다. 심한 두통이나 자세불안 등이 동반되면 돌발성난청이나 뇌경색 등 중추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석치환술로 90% 이상 성공률
이석증의 치료는 주로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이석치환술을 실시한다. 대표적인 것이 후반고리관의 이석을 치환하는 에플리법이다. 대개 한 번의 치환술로 70%의 성공률을 보인다. 한번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며칠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실시하면 성공률이 90% 이상으로 높아진다.
하지만 바로 이석을 치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석의 위치는 크게 이석이 세반고리관 내의 림프액에 떠 있거나 부릉정이라는 감각기에 붙어있는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후자의 경우는 이석을 부릉정에서 떼어내는 운동이나 진동기 등을 이용한 다음 치료가 이뤄진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기 교수는 "이석증을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가 이뤄지면 어지럼증으로 고생하는 기간을 현저히 줄일 수 있고 불필요한 검사와 약물 복용을 줄일 수 있다"며 "계절적으로 어지럼증이 많이 발생하게 되는 요즘, 증상이 있을 경우 이비인후과를 조기에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