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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빈혈 혹은 뇌졸중의 전조증상?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11-27 10:54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기 교수.



어지럼증은 누구나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증상을 중심으로 크게 나눠보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을 주로 호소하는 이비인후과 질환인 전정계의 어지러움, 주로 설 때 어지럽고 아찔한 느낌이 드는 기립성 저혈압이나 빈혈, 여러 심장질환들과 관계되는 내과적 어지러움, 심한 자세 불균형이나 보행 장애를 주로 동반하는 중추신경계의 어지러움이 있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과도 연관된다. 또한 백내장 수술을 최근에 하거나 안경을 새로 바꿔 끼었을 때 오는 어지러움 등 수십 가지의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어지럼증 20%가 이석증이 원인

흔히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 때문이라 생각하고 철분제를 먹는 경우가 많다. 또 갑자기 어지럼증이 심해지면 치명적인 뇌졸중을 의심해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어지럼증이 발생한 약 20% 정도의 경우는 이석증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한해 우리나라에서 3만 명 정도가 이석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정기관은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 바로 옆에 있는 균형을 담당하는 구형낭, 난형낭, 세반고리관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구형낭과 난형낭 안에는 평형반이라는 감각기가 있는데 바로 이곳이 정상적으로 이석이 존재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어떤 원인으로 이석이 이탈하여 세반고리관에 들어갈 경우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세반고리관이 자극받아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나이 많은 환자 원인없이 찾아와

이석증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젊은층의 경우에는 머리쪽의 충격, 예를 들어 교통사고 등이 있은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많은 환자의 70%는 특별한 원인 없이 일어난다. 다만 최근 나이 든 생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이석이 부서지거나, 크기가 불균일해지거나, 이석끼리 연결이 끊어지는 등 변화하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골다공증을 일으킨 쥐에서 이석증이 유발되어 이러한 질환과 연관성이 있지 않나 추측하고 있을 정도다.


▲돌아눕다 어지럼증 느끼면 가능성 커

이석증의 증상으로는 주로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있다. 이렇게 도는 느낌은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반복되고, 한번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수 초에서 수십 초까지 지속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려고 할 때 어지럽거나, 취침 시 돌아눕다가 어지럼증이 있었다면 이석증일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이석증에서는 난청이나 이명 등 청각 증상이 동반되지는 않는다. 심한 두통이나 자세불안 등이 동반되면 돌발성난청이나 뇌경색 등 중추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석치환술로 90% 이상 성공률

이석증의 치료는 주로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이석치환술을 실시한다. 대표적인 것이 후반고리관의 이석을 치환하는 에플리법이다. 대개 한 번의 치환술로 70%의 성공률을 보인다. 한번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며칠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실시하면 성공률이 90% 이상으로 높아진다.

하지만 바로 이석을 치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석의 위치는 크게 이석이 세반고리관 내의 림프액에 떠 있거나 부릉정이라는 감각기에 붙어있는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후자의 경우는 이석을 부릉정에서 떼어내는 운동이나 진동기 등을 이용한 다음 치료가 이뤄진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기 교수는 "이석증을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가 이뤄지면 어지럼증으로 고생하는 기간을 현저히 줄일 수 있고 불필요한 검사와 약물 복용을 줄일 수 있다"며 "계절적으로 어지럼증이 많이 발생하게 되는 요즘, 증상이 있을 경우 이비인후과를 조기에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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