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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시대에 로테크도 중요하다

최민우 기자

기사입력 2012-11-08 15:48


 하이테크 시대에 로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 '하이테크 시대의 로테크'(W미디어 간)가 나왔다.

 언론인 허원순씨가 지은 이 책은 기본기가 잘 다져진 로테크(lowtech; 저급 기술)가 하이테크의 아성을 박살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예를들어 2001년 9.11 테러로 미국 경제의 상징물 같았던 월드 트레이드 센터(WTC)가 박살나고, 수천 명의 사상자가 나온 상황을 살펴보면 테러범은 단지 단검 한 자루만 가지고 비행기 조종실로 침투했다. 이게 로테크다. 결코 고급 기술이 아니었고, 첨단장비가 동원됐던 것도 물론 아니었다. 이제 막 이륙해 연료가 가득 찬 비행기 자체가 무기였고, 그 비행기를 45도 각도로 비틀어 건물의 높은 부분을 들이받음으로써 더 많은 층과 충돌한 것이다.

 이와 같이 로테크가 하이테크를 한방에 물리치는 것은 테러리스트들만의 얘기는 아닌 것 같다. 금융과 경제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돈이 많이 모자라면 남의 집을 빌려 셋집을 살았고, 조금 모자라면 갚을 수 있는 역량 내에서 은행 돈을 빌려 사는 게 집이었다. 로테크 시대의 생존법, 로테크형 집 구입 방식이며, 로테크형 재테크였다.

 그런데 첨단기법인 하이테크 금융상품이 나왔다. 모기지 채권은 변형과 이종을 거치며 거듭 진화해 전문 종사자가 아니면 이해하기도 힘든 첨단형 상품이 허다했다. 이런 하이테크 기술 덕분에 누구라도 분에 넘치는 좋은 주택을 쉽게 살 수 있었고, 그 바람에 관련 업계는 황제 같은 부를 누렸다. 어디 주택금융뿐인가. 복잡한 파생상품, 과도한 레버리지 기법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하이테크의 경계를 확장했다.

 하이테크와 로테크를 연결시켜주는 개념으로서 하이컨셉트를 제시하는 이 책은 현대인이 하이컨셉트를 가진 지혜로운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의 세계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 지은이 허원순은 서울대 인문대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조지타운대학에서 1년간 객원연구원을 보냈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과 국제부장을 지냈으며, 청와대와 총리실,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국세청 등 정부 부처를 많이 출입했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17차례 동행 취재를 하는 등 취재 활동으로 46개국을 방문했으며,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두 번 받았다. 현재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장.

 쓴 책으로 <대통령으로 산다는 것>, <맛있는 경제 톡 쏘는 경제(공저)>, <DJ 시대의 경제읽기(공저)> 등이 있다.


 ◇하이테크 시대의 로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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