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케이블 방송의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4'에서 연축성 발성장애를 앓고 있는 한 참가자가 슈퍼위크에 진출해 화제가 됐다. '인터넷 가수' 연규성 씨는 연축성 발성장애로 가수의 꿈을 접어야 했지만 이번에는 감동적인 목소리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연축성 발성장애의 목소리 떨림이나 끊김 현상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생하며 조절할 수도 없다. 전화통화를 하거나 큰 소리로 말을 할 때 특정발음이 잘 되지 않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고음을 내기 어렵고,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쉬어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된다.
연축성 발성장애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게 없다. 다만 대인관계의 갈등이나 환경적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인 원인과 신경학적인 원인이 동시에 관여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신경학적 원인은 뇌에서 뇌간, 뇌간에서 후두까지 도달하는 신경전달과정에서 일부 억제신경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과도한 신호를 후두에 보내 발성에 관련된 약 50개의 후두근육 중 일부가 잘못된 움직임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을지대학병원 이비인후과 박경유 교수는 "무의식적으로 특별한 단어나 발음을 할 때 목소리가 빠르게 떨리거나 끊기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연축성 발성장애를 의심할 수 있으니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 수립을 위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연축성 발성장애는 중추신경계 이상의 신경학적 원인이 관여하기 때문에 신경과나 신경외과의 협진이 필요하다.
연축성 발성장애를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문제를 일으키는 일부 후두근육을 찾아낸 후 선택적으로 소량의 보톡스를 주입하는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박경유 교수는 "보톡스 주사 치료는 95~99%의 높은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증상을 완화시켜 편안한 목소리를 내도록 유도하는 치료 방법이다. 주사 치료 후 3~4개월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져 지속적인 보톡스 주사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보톡스 주사 치료는 시술 후 목소리가 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시술 후 세심한 관찰을 요한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