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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인구 1000만명 시대…무분별한 모발이식 수술 주의보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08-07 18:08


직장인 강 모씨(35)의 최대 고민은 탈모다. 항상 늙어 보인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다. 두피에 염증도 있어 불편함도 많았다. 결국 강씨는 인터넷에서 파격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인 병원을 찾아 모발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두피 염증이 더 심해지고, 점점 더 많은 양의 모발이 빠졌다. 병원에서는 곧 좋아질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다른 모발이식 병원을 찾았고, 염증 치료가 선행되지 않는 한 모발이식 수술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기본적인' 정보를 들었다.

탈모는 이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이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탈모 환자가 누적 1000만 명에 이른다. 여성 환자가 증가했고, 환자의 연령층은 20~30대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여성과 젊은층의 탈모 환자가 많아지면서 모발이식 수술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수요가 늘어나고 병원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무분별한 시술도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모발이식을 해도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인 데도 시술을 받았다가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보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모발이식 수술을 할 수 없는 탈모 환자도 있다. 모아름 모발이식센터 이규호 원장은 "탈모 환자라면 누구나 모발이식 수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 모발이식 수술은 두피의 상태, 탈모의 형태, 생활 습관 등 다양한 면을 고려한 후 결정되는 만큼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도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모발이식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염증성 두피 질환이 해당된다. 홍반성 낭창(루푸스)과 같은 염증이 있다면 모발이식 수술이 불가능하다. 홍반성 낭창은 피부 병변에 선명한 홍반이 생기고, 각질이 고착화하며, 색소침착과 색소탈실 등을 수반한다. 심한 경우에 전신 증세로 나타나기도 한다. 홍반성 낭창은 유전성인 항체 생산능력 이상에 자외선 조사, 감염증, 임신, 출산 수술, 약물 알레르기,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추가돼 나타난다.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모발이식 수술을 하더라도 생착률을 보장할 수 없다. 다만 모낭의 세균 감염으로 염증이 생기는 모낭염, 과도한 피지 분비로 인한 지루성 두피염 등 단순한 염증 질환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탈모의 형태도 중요한 변수다. 그 중에서도 직경 1~5cm의 경계가 명확한 원형 또는 난원형 탈모인 원형탈모는 변수가 많다. 저절로 회복되기도 하고, 영구적인 탈모로 남기도 한다. 개수나 크기가 다양하다. 따라서 섣불리 모발이식 수술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이규호 원장은 "원형탈모는 회복이 안 되는 기간이 있고, 원형탈모 환자의 50%는 첫 발병 후 1년 내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형탈모 초기, 즉 활동기에 모발이식 수술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조언한다.


원형탈모라고 해도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있다. 진행된 지 5~6년 이상 흘렀고, 그 시기에 탈모 부위의 크기가 변하지 않았다면 모발이식 수술이 가능하다.

생활습관도 고려 대상이다. 발모벽 증세가 있는 사람은 모발이식 수술이 불필요하다. 발모벽은 머리카락을 억지로 쥐어 뜯는 습관을 말하는데,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따라서 모발이식 수술 전에 발모벽 치료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머리카락을 쥐어 뜯거나 돌돌 말아 뽑는 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모발이식 수술은 탈모 증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수술이 아니다. 따라서 모발이식 수술을 결정할 때는 반드시 모발이식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이식할 수 있는 모낭의 수가 한정돼 있는 만큼 재수술을 피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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