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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큰 불법 도박, 한국마사회 최첨단 장비와 전쟁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2-05-24 13:40


불법 사설경마 매출이 한국마사회(KRA) 매출 대비 400%에 육박하는 등 불법 도박산업 시장 규모가 급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찰과 한국마사회가 불법 도박 근절에 나섰다.

KRA한국마사회(회장 장태평)는 지난 20일 일요일 과천경마공원에서 비디오카메라와 노트북을 이용해 경마중계 실황을 인터넷사이트로 송출하던 일당 3명을 경찰과 한국마사회가 공조해 현장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남녀 3명이 한 조가 돼 대담하게도 사람들이 많이 이동하는 서울경마공원 관람대 입구에 노트북에 연결된 비디오카메라로 실시간으로 경마중계 실황을 녹화해 불법인터넷사이트에 송출함으로써 불법적인 사설경마 행위에 이용하도록 했다. 최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장비가 첨단화되면서 노트북 등으로 경마중계 실황을 전송하는 사례가 금년 들어 벌써 두 차례나 적발된 것이다.

한국마사회법 48조(유사행위의 금지 등)는 마사회가 아닌 자가 경마를 시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사설경마는 그 자체가 모두 불법이다. 하지만 사설경마는 지역과 대상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돼 마사회의 경영위기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공적기금의 탈루 등 사회전반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

형사정책연구원이 추산하는 불법 사설경마의 시장 규모는 33조원으로 지난해 마사회 전체 매출 7조7882억원의 4배가 넘는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제3국에 서버를 둔 불법 사이트가 다수고, 대포통장으로 돈이 오가거나 오피스텔 같은 데서 불법으로 게임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며 "최근에는 노트북을 이용한 실시간 영상 송출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설경마가 급증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불법 사설경마가 판을 치자 한국마사회는 경찰을 비롯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정부기관과 함께 지난해 사설경마 단속에 나서 현장에서 97건을 단속하고 불법경마 사이트 395개를 폐쇄했다. 그러나 불법 경마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합법시장에 대한 규제로 이용자들이 불법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불법 도박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06년 바다이야기 등 오프라인 도박 시장에 대한 대규모 단속 이후 온라인 도박 시장이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불법도박 적발건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마다 불법도박으로 1만건 이상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1만4681건, 2007년 9522건, 2008년 1만1037건, 2009년 3만1410건, 2010년 1만3220건으로 집계됐다. 적발된 불법도박자들은 매년 3만명 이상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도박에 빠져드는 가장 큰 이유로 '제한 없는 베팅금액'을 꼽는다. 마사회는 경주당 최대 베팅금액을 10만원으로 규제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마권 구입과 배당금 수령의 편의성. 수수료 환불 등이다. 사설경마 등 불법 도박은 전화 한통으로 마권을 구입하고 배당금을 계좌로 입금된다. 베팅금액을 모두 잃었을 때는 20% 정도를 환불해준다. 반면 마사회를 통해 구입한 마권의 경우 경마팬들이 납부하는 세금은 27%나 된다.

한국마사회 공정센터 관계자는" 불법 도박 업자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불법 사설 경마 사이트가 퍼지고 있지만, 아직 불법 사설 경마에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자체적으로는 사법권이 없어서 단속에 한계가 있다."며 사법기관과 공조 강화 및 신고포상금 상향 등을 통하여 이러한 불법행위에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사설경마 단속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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