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가고시마로 떠나는 '온천 & 클래식 카' 여행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2-03-13 19:26


'검은 모래찜질' 로 유명한 일본 규슈지방의 최남단 가고시마는 지금 봄이 한창이다. 가고시마는 일본 열도에서도 방사능 안전지대로 분류되며 올 봄 인기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오는 24일부터 한 달 동안 이부스키시 이와사키호텔 J-BOX에서 명품 클래식카 컬렉션이 펼쳐져 볼거리도 하나 더 추가가 됐다. 세계적인 자동차 컬렉터인 하니 쇼지로우씨의 '스페셜 빈티지 카' 컬렉션이 그것으로, 영화 '배트맨'에서 선보인 '배트 모빌', 일본이 자랑하는 '도요타 2000GT', 할리우드 배우 리타 헤이워드가 결혼 선물로 받았다는 '들라이예 135' 등 엄선된 '스페셜 빈티지카'약 30여 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 봄 가고시마를 찾으면 명물 고구마소주가 곁들여진 온천투어에 클래식 카 투어까지 1석 3조의 특별한 여정을 꾸릴 수 있다.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올 봄 가고시마를 찾으면 명물 고구마소주가 곁들여진 온천투어에 클래식 카 투어까지 1석 3조의 특별한 여정을 꾸릴 수 있다. 사진은 이와사키호텔 J-BOX에서 열리는 '스페셜 빈티지 카' 컬렉션에서 선보일 메르세데스-벤츠 300SL '걸윙'. 1954년 출시된 차로 갈매기 날개 도어에 세계 최초로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했다. <사진 제공=이와사키호텔>
세계적 클래식 명차를 만난다 '스페셜 빈티지 카 컬렉션'

일본 최초의 슈퍼카 도요타 2000GT는 '일본의 자존심'이다. 1967년부터 일본 열도를 누비기 시작한 도요타 2000GT는 1970년 단종 될 때까지 337대가 생산되었다. 특히 도요타 2000GT가 유명하게 된 것은 제임스 본드의 007 시리즈 영화에 '본드카'로 등장 하면서 부터다. 제임스 본드의 영화 5번째 시리즈 '두 번 산다' (You Only Live Twice.1967년작)에서 선보인 도요타 2000GT는 당시 일본 여배우 아키코 와카바야시와 하마 미에가 본드걸로 함께 등장해 일본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도요타 2000GT는 컨버터블모델로 시판되지 않았지만 이 영화를 위해 2대가 특별히 오픈카로 제작되었다. 007 배역을 맡은 숀 코너리의 키가 너무 커 차의 지붕을 아예 없애버리고 촬영을 했다.

또 다른 세계적인 명차 '들라이예 135(Delahaye 135)도 영화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2차세계대전 막바지 미국 군인들의 막사에 압정으로 꽂은 사진 핀업 걸의 대명사는 단연 리타 헤이워드였다. 할리우드의 육체파 여배우 리타 헤이워드는 터질 듯한 몸매의 소유자로 당시 '원자폭탄'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녀의 치명적인 매력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원자폭탄에 비유한 것이다. 그녀는 바람둥이 인도의 황태자 알리 칸과 유럽으로 사랑의 도피 행각을 떠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알리 칸은 당시 세계적인 명차였던 '들라이예 135' 를 결혼예물로 그녀에게 선물했다. 당시 유럽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차는 들라이예 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가고시마는 2차대전 당시 자살 특공대 가미카제의 전초기지였다. 그런 가고시마에서 '원자폭탄'이라는 별명을 가진 리타 헤이워드가 소유했던 '들라이예 135'를 구경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은 또다른 묘미가 아닐 수 없다.


◇배트 모빌. 영화 '배트맨' 촬영에 사용된 차로 마이클 잭슨이 구입하기도 했다.
가고시마에서 즐기는 '고구마 소주 투어'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의 '검은 모래찜질'은 일본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는 관광 명소다. 온천수로 데운 검은 모래를 온몸에 덮고 있으면 땀은 비 오듯 쏟아진다. 위장병과 류머티즘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검은 모래찜질 후 바로 옆 해안가에 위치한 온천에 몸을 담그면 피로는 저절로 풀린다. 검은 모래찜질과 온천으로 긴장이 풀린 몸은 가고시마의 특산물 고구마 소주로 한 번 더 심신을 달래면 금상첨화다.


가고시마는 고구마 소주의 천국이다. 날씨가 더운 탓에 사케를 제조하기 어려워 증류하여 도수를 특별히 높인 소주가 발달했다. 고구마로 만든 소주는 보통 오유와리(온수 희석), 미즈와리(냉수 희석)로 마시는 데 겨울과 초봄에는 오유와리가 제격이다. 오유와리를 만드는 데도 기본규칙이 있다. 먼저 따뜻한 물을 컵의 6부정도 따르고 난 다음에 소주를 따라서 온수와 소주를 6대4의 비율로 맞춰 마시는 게 가장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컵에 따르는 순서다. 따뜻한 물을 먼저 따라야만 한다. 순서를 바꾸면 고구마 소주를 제대로 즐기는 주당의 대우를 받을 수 없다. 따뜻한 물의 온기가 컵의 상부로 상승하면서 소주와 섞였을 때가 가장 맛있기 때문이다. 고구마 소주는 맛도 맛이지만 뇌경색 등의 혈전증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혈전을 용해시켜 혈액순환을 돕는 활성화 능력이 레드와인의 1.5배나 된다는 것이다.

특히 가고시마 흙으로 빚은 구로조카라는 검은 주전자에 술을 부어서 마시면 더할나위 없다. 가고시마는 심수관이란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계적인 사츠마야키(燒)를 만드는 조선 도공 후예들이 정착한 곳으로 그 흙 또한 특별하다. 구로조카의 손잡이에는 덩쿨을 감아 놓은 것이 특징이다. 가고시마를 여행한다면 이 구로조카를 이용해 고구마 소주의 깊은 맛을 만끽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문의= 이와사키 호텔 서울사무소 (02-598-2952), 모두투어(02-7288-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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