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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전도사 최훈의 재미있는 와인 이야기 6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2-03-06 15:33


◆ 나폴레옹의 와인 '샹베르땡' 와인


최훈 원장
와인의 나라 프랑스. 그 명성에 걸맞게 외인은 프랑스 군대의 군수품이기도 했다. 그 폼 나는 전통은 다름 아닌 와인 마니아 보나파르트 나폴레옹(1769~1821)에서 비롯됐다. 나폴레옹은 대단한 와인 애호가로 휘하의 군졸에게까지 와인을 보급해주었다.

나폴레옹은 '샹베르땡' 와인을 즐겨 마셨다. 그의 '샹베르땡' 와인 사랑은 유별났다. 나폴레옹은 50여 번의 전쟁에 나서면서도 샹베르땡 와인을 절대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정복한 직후 크렘린 궁에서 마신 와인 역시 샹베르땡이었다.

세계적 와인 석학 미국의 로버트 파커는 그의 명저 '버건디'에서 나폴레옹과 샹베르땡 와인과의 기연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쟁(1815년 6월 17)에서 패배한 원인으로 싸움 전날 그의 식탁에 샹베르땡 와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당시 줄곧 내린 비로 보급로가 끊겨 나폴레옹은 샹베르땡 와인을 마실 수 없었다. 식성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나폴레옹 황제가 저녁 식사에 샹베르땡 와인 한 잔을 곁들일 수 없었던 것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과연 나폴레옹을 매료시킨 그랑 크뤼의 샹베르땡은 어떤 와인일까?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나는 명품 와인 가운데 쥬브레 샹베르땡 마을에서 나는 그랑 크뤼의 샹베르땡 와인이 있다. 바로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 즐겨 마신 것으로, '나폴레옹의 와인', '군왕이 마시는 와인'(wines of king)이라는 별칭도 지녔다.

쥬브레 샹베르땡 마을은 꼬뜨 드 뉘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황금의 언덕이라 불리는 부르고뉴 지방 맨 북쪽에 있는 자그마한 마을이다. 일등급의 그랑 크뤼 포도밭 면적은 고작 251에이커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곳에서 나는 와인은 오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와인의 품질은 빼어나다. 삐노 누아의 포도 품종으로 빚은 와인은 찬란한 루비 색상을 띠고 있다. 우아하면서도 복합적인 맛에 깊은 속살의 질감이 느껴지는가 하면 활력 또한 넘친다. 글·최훈(보르도와인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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