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정말 휴짓조각 되는 거 아닙니까?"
벽산건설 '개미 투자자'들이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 회사가 상장폐기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2일 벽산건설 주권을 상장폐지 실질 심사대상으로 결정했다. 오는 15일까지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
한국거래소의 결정에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기구인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1일 벽산건설에 대해 매도가능 증권을 재무제표에 누락한 혐의로 중징계를 결정한 바 있다. 1억5800만원의 과징금과 함께 장성각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해임권고 조치를 내리고 전 임원은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벽산건설이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보유중인 OCI 주식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결과적으로 자기자본과 당기순이익이 대폭 축소된 제무재표가 작성되었던 것이다. 가령 지난 2006년의 당기순이익은 182억7000만원이었으나 실제는 327억, 3175억인 자기자본은 3319억원이었다는 것.
이에 대해 벽산건설 측은 "지난 2009년말 OCI 주식을 발견하고 2010년 하반기부터 재무제표에 반영했다"면서 "이번 증권선물위원회의 징계는 과하다고 생각해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와 관련, "분식회계를 한 것이 아니다. 심사할 때 건실한 회사임을 입증해 보이겠다"며 상장유지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벽산건설의 아리송한 OCI 주식보유는 지난해 재판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상태. 증권선물위원회도 이번 벽산건설 회계처리 부정 조사와 관련해 "재판결과도 참조했다"고 밝혔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초 OCI 구주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벽산건설로부터 100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사기 등)로 구속된 OCI 전 직원 김모씨에게 징역 6년을, 김씨와 공모한 박모씨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한 바 있다. OCI 주식 담당자였던 김씨는 지난 2009년 회사 금고에 벽산건설 소유이지만 명의개서가 되지않은 OCI 신주권 30만주가 보관돼 있었던 것을 발견하고 퇴사하면서 몰래 들고나왔다. 김씨는 2010년 5월 OCI에 주식명의개서를 요청하는 소송을 진행했다. 이에 당시 자금난에 몰려있던 벽산건설은 부랴부랴 100억원(현금 10억원, 어음 90억)을 김씨 일당에게 주기로 하고 소취하를 유도한 뒤 OCI 주식매각을 통해 6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벽산건설의 OCI 주식 뿌리는 이렇다. 벽산건설 김희철 회장의 동생 김희근씨가 운영하던 정우개발은 1990년 정우석탄화확의 구주권 80만주를 취득했다, 이후 정우석탄화학은 OCI에 합병되었고 지난 2000년 벽산건설이 정우개발을 합병함으로써 벽산건설은 OCI 주식 30만주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벽산건설은 OCI 주식에 대한 주식명의 개서를 하지 않고 장부에도 기재하지 않다가 이번에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은 것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