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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명예기자가 간다!]내 아이 어린이집은 안전한가요?

최민우 기자

기사입력 2011-11-28 10:04


며칠 전 남동생에게서 이른 아침 전화가 걸려왔다. 다급한 목소리로 "누나 OO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CCTV설치되어 있지? 모든 어린이집에 CCTV가 설치되어 있는게 아니야?"

 "아니 어린이집 CCTV설치가 아직 의무화가 된 게 아니라서 설치되어 있는 어린이집이 오히려 거의 없지? 왜 그러는데?"

 이유인즉슨 남동생 친구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밝혀졌다는 꽤나 충격적인 이야기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충격을 받을 만도 한 게 그 친구 결혼식은 물론 아들 돌잔치까지 함께 갈 정도로 가까운 동생이기도 했고 그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시설도 좋고 선생님들도 좋다고 해서 우리 딸 아이 어린이집 후보로도 거론되었던 어린이집이었기 때문에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남동생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었고 나를 보며 방긋방긋 웃어주었던 그 아이가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니 격한 감정은 물론 가슴이 에리 듯이 아파왔다.

 사건 실체의 발단은 한 아이의 상처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린이집에 손주를 데리고 다니시는 할머니가 계시는데 그 집 할머니께서 남동생 친구 아들이 때렸다고 하면서 찾아와 묻더란다. 남동생 친구는 자기 아들이 또래에 비해 체격도 좋고 힘도 세고 말도 야무지게 잘 하는 편이라 혹시나 다툼이 있었나하고 자세히 물어보니 결국엔 아이에게 맞은 것이 아닌 선생님께 맞았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더란다. 그리고 그 아이 뿐만 아니라 친구 아들도 선생님한테 많이 맞았었다는 이야기를 고백하더란다.

 평소에 덩치도 있어서 어디 가서 맞고 들어오는 일도 없었고 말도 야무지게 잘하는 편이라 하루일과 등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하는데 그간 아이가 왜 아무 말도 안 하고 오랜 시간 숨겼었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되물으니 어렵게 말을 꺼내기를 선생님이 때렸다고 집에 가서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되레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제일 좋다고 말하라고 시키기까지 해서 혹시라도 들키면 맞을까 싶어 너무너무 무섭고 두려워 말을 할 수 없다고 그러더란다.

 아이에게 얼마나 맞았는지 물어보니 열 번이 두 번 세 번 된다고… 발로 차임도 당하고 얼굴 미간사이 꼬집힘도 당하고…그리고 자기 말고도 맞았던 아이들이 몇 명 더 있다고 이름까지 대더란다. 아직 수에 대한 개념이 크지 않은 아이이기에 열 번은 그 아이에게 가장 큰 숫자일 수도 있다.

 그 친구는 바로 그 다음 날 맞았다는 아이들의 부모들을 만나 아동정신발달연구소로 함께 가서 아이들 검사도 받고 아이들 입으로 직접 들은 대답을 토대로 어린이집을 찾아가 원장 및 선생님들 전체를 앉혀 놓고 따져 물었단다. 처음엔 극구 부인을 하더니 검사받은 내용들 증언들 다 영상으로 찍어놨다고 방송국에 제보하고 신고할 거라고 강한 입장을 표명하자 그제서야 때린 건 맞지만 발로 찬 적은 없다고 어이없는 실토를 하더란다.

 이 후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법원에 고소장을 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는데 너무 힘들어 하고 있을거란 생각에 자세히 더 이상 물어보지 못했다. TV에서만 보던 어린이집 폭행. 구타소식, 설마 우리 지역에는 해당사항 없을꺼야 하고 위로하다가 가까운 곳에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들으니 그 충격과 불안감은 몇 배로 다가왔다. 지난 9월부터 어린이집을 보낸 우리 딸아이에게도 일어날 수 있겠다라는 상상만으로도 정말 미칠 것 같았다.


 그 소식을 들은 이후로 나는 딸아이가 어린이집 다녀오면 나도 모르게 오늘 선생님한테 혼난 아이들 없었어요? 우리 OO이는 뭐 잘못했다고 선생님한테 혼난 적 없었어요? 싸우는 아이들 선생님이 혼낼 때 어떻게 혼내요? 등의 다소 무거운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우리 아이들. 사랑만 받고 자라기에도 모자란 우리 아이들…. 앞으로 더 큰 상처들을 받지 않기를 소망해 보며 정부에서도 좀 더 강화된 보육교사 자격심사 기준, 좀 더 철저한 어린이집 평가기준 등을 설립해 안전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바래본다.

SC페이퍼진 1기 주부명예기자 양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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