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캡슐커피, 글로벌 기업간 경쟁으로 간다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1-06-10 16:49


최근 들어 판매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캡슐커피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인스턴트 커피시장의 절대강자인 동서식품이 주주사인 미국의 크래프트로부터 캡슐커피를 도입할 계획이 있음을 밝힌 가운데, 최근 스타벅스 및 던킨도너츠와 캡슐커피 출시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그린마운틴 커피가 국내 시장에 자사 브랜드의 캡슐커피를 공급하기로 하고, 국내 온라인 사이트(www.keurig.co.kr)를 통해 예약 판매를 개시했다.

그린마운틴 커피는 큐리그 커피머신과 K-Cup을 생산하여 미국 한잔추출커피 시장점유율이 80%를 상회하는 세계 최대의 캡슐커피 회사로, 현재 미국에서 카리부, 글로리아진스, 툴리스 등과 제휴하여 무려 200 종류 이상의 캡슐커피와 차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큐리그는 국내에서 일본 UCC 커피가 공급하는 15종류의 캡슐커피와 차를 판매해 왔으나, 일본 방사능 사태로 인해 상품 공급이 원활치 않게 되자 큐리그의 본사인 그린마운틴 커피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동서식품이 크래프트의 캡슐커피를 들여오고 그린마운틴 커피가 큐리그용 캡슐커피 공급을 대폭 증대하게 되면 현재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네슬레의 네스프레소 및 돌체구스토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캡슐커피 전문업체인 ㈜델리코의 송인걸 대표는 "동서식품의 크래프트가 어떤 면을 내세워 국내시장을 공략할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내년부터는 국내 시장의 경쟁이 큐리그, 네슬레, 크래프트 등 글로벌 커피기업 간에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네스프레소의 우수한 디자인과 돌체구스토의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주도해 온 네슬레에 비해 미국 스페셜티 커피의 선두업체인 그린마운틴 커피는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중시하는 다양한 캡슐과 함께 캡슐을 구매하지 않고도 캡슐커피머신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큐리그의 장점을 내세워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캡슐커피가 처음 도입된 것이 불과 3년여 전인데, 최근 캡슐커피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주목해 온 세계적인 회사들이 속속 경쟁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글로벌 커피 대기업간의 격전지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국내에서 커피머신의 인기가 시작된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 목록에서 식기세척기에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커피머신은 집에서 쓰기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캡슐커피 머신은 일반 커피머신과 달리 한번에 한잔씩 1분 이내에 원두커피를 추출할 수 있어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빠르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커피머신의 가격도 대부분 25~50만원 정도로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인데다가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대부분 3천원을 넘는 데 비해 캡슐커피는 1천원 이하로 저렴하기 때문에 원두커피 애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따라서, 캡슐커피 시장이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으로 치닫게 될 경우 우리나라 커피산업 전반에 걸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커피믹스의 경우 1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 때문에 캡슐커피가 본격화되더라도 별 영향이 없을지 몰라도, 얼마전 가격거품 논쟁으로 시끄러웠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체감경기가 유례없이 침체된 가운데에서도 우후죽순 늘어나는 경쟁업체 때문에 가뜩이나 힘에 겨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업계가 막강한 브랜드와 전문점 수준의 다양한 커피로 가정을 직접 공략하려는 캡슐커피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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