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9전10기'로 일군 통산 4승. 좌절과 눈물을 이겨낸 박현경(23)은 비로소 환한 미소를 지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취재진 앞에 선 박현경은 "2년 반 동안 정말 열심히 했고 기회도 많이 왔는데 잡지 못해 좌절하는 시간이 많았다"며 "그 시간 동안 좌절하지 않고 성장했다고 생각하면서 한 결과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나만 알 수 있는 것 같다.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많은 분들께 (준우승 때마다) '괜찮다', '내 시간이 올거다', '간절할 때는 지났다'고 말하긴 했지만, 올해 정말 우승 하나만을 목표로 포기하지 않고 훈련해왔다. 이렇게 우승 하니 그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기회 앞에서 무너질 때마다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 준우승을 할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연장전에서 만난 이소영은 박현경이 지난해 8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2차 연장 끝에 우승을 내준 상대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두 선수는 2차 연장 끝에 승부가 가려졌다. 박현경은 "당시 기억을 의식 안할 수 없었다. 작년에 연장전을 치를 때도 (이)소영 언니였다. 여러 생각이 났지만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며 "작년엔 '연장까지 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많이 후회했다. 이 자리에서 안주하지 말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캐디로 호흡을 맞춘) 아빠가 2차 연장전을 앞두고 '여기까지 온 것도 잘했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 뿐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제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