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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2시즌 만에 KPGA(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첫 승을 거둔 김영수(33)는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김영수는 "첫 우승을 이렇게 멋진 대회에서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궂은 날씨 속에 힘겨운 상황 속에서 매 홀 버티며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너무 멋지고 많은 특전을 주신 제네시스에 감사드린다"며 "어릴 때부터 PGA투어를 꿈꿨는데 어느 순간 희미해진 것 같다. 언젠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참가 기회를 얻게 돼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또 "우승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룬 게 아니다. 곁에서 함께 고생한 캐디에게 트로피가 주어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2007년 아마추어 대회 우승 이후 15년 만에 리더보드 최상단에 선 김영수는 "프로 데뷔 당시엔 주변에서 기대감이 컸고, 나도 내심 자신이 있었다. 전역 후엔 허리가 많이 안 좋아서 침대에서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였다. 골프를 관두려는 생각도 했었다. 돌이켜보면 그땐 골프 선수가 너무 하고 싶었다"며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내 생갭다 빨리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 후 김영수는 캐디와 특별한 인연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군대에서 후임병으로 만난 사이다. 고향이 같은데 해외에서 유학했던 선수라 원래 알던 사이는 아니었다. 전역 후 연락을 하면서 지냈는데, 미국으로 가려던 걸 내가 말렸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해보라'고 했는데 이후 호흡을 잘 맞춰왔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전까지 전지훈련 때마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갤러리로 지켜봤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자에게 혜택이 있었던 것도 알고 있었다. 대회를 지켜보면서 '잘 하면 나도 이 자리에 참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캐디와 함께 '꼭 같이 오자'는 이야기도 했는데, 기회를 잡게 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