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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기 플레이' 고진영, CP여자오픈 우승…LPGA 시즌 4승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8-26 08:33 | 최종수정 2019-08-26 16:23


고진영.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세계 1위' 타이틀에 걸맞은 무결점 샷이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하이트진로)이 보기 없는 완벽한 플레이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4승에 성공했다. 고진영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로라 마그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CP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기록하며 8언더파 64타의 성적을 냈다. 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2위 니콜 라르센(덴마크)을 5타 차로 제치고 시즌 4승, 통산 LPGA 6승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의 노보기 우승은 2015년 HSBC 위민스 챔피언십의 박인비(31) 이후 4년 만이다. 이날 우승으로 시즌 상금도 261만8631달러(약 31억7000만원)로 늘어나면서 2007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이후 첫 시즌 상금 300만 달러 돌파 가능성도 높였다.

1~3라운드에서 버디 18개를 쓸어 담은 고진영의 신들린 샷은 4라운드에도 이어졌다. 6번홀(파4) 첫 버디를 잡은 고진영은 9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페어웨이를 넘어 관중들 뒤로 넘어가면서 타수를 잃을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고진영은 침착하게 위기를 탈출했다. 14번홀(파5)에서도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버디를 추가했다. 고진영은 이날 72홀 대회 개인 통산 최저타와 CP 여자오픈 대회 최저타 기록도 동시에 세웠다. 3라운드까지 고진영과 공동 선두였던 라르센은 10번홀(파4)에서 보기로 결국 고개를 숙였다.

고진영은 "이번 주도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후회 없는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월 AIG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3라운드 2번홀 보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106홀 연속 노 보기 행진에 대해선 "어제 친구가 연속 노 보기 중이라고 알려줘 4라운드도 보기 없이 치러보자고 마음 먹었다"며 "보기를 한 번도 안 하고 우승을 했다는 것이 감격스럽고, 나 자신이 대단하다고 조금 느꼈던 한 주였다"고 덧붙였다.

우승을 확정 지은 18번홀(파4)에선 동료를 향한 배려로 큰 박수를 받았다. 고진영은 18번홀을 앞두고 자신에 5타 뒤진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불러 어깨동무를 하면서 그린으로 향했다. LPGA 투어 통산 9승을 거둔 캐나다 최고의 골프 스타인 헨더슨이 관중들 앞에서 좀 더 주목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18번홀 그린 주변에 모여 있던 관중들은 고진영과 헨더슨이 나란히 걸어오는 장면에 큰 환호를 보냈다.

이에 대해 고진영은 "18번홀로 향할 때 관중들이 내가 아닌 브룩을 위한 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회 장소가) 캐나다인 만큼 그의 팬들이 정말 많았다"며 "헨더슨에게 '브룩, 이 관중은 너를 위한 거야'라고 말했더니 헨더슨은 '아니야, 내가 아니라 너를 위한 사람들이야'라고 했다"는 에피소드를 밝혔다. 헨더슨 역시 "우리는 서로를 많이 존중했다. 내가 우승하진 못했지만, 고진영이 우승해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박성현과 허미정은 합게 19언더파 277타로 공동 20위, 이정은은 9언더파 279타로 공동 31위를 기록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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