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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홀 중거리 버디 퍼트가 홀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순간, 고진영은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렸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4년 박지은, 2012년 유선영, 2013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에 이어 올해 고진영이 다섯 번째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LPGA 투어 8개 대회에서 5승을 합작했다.
무서운 질주다. 지난해 신인왕 고진영은 올시즌 놀라운 기세로 LPGA를 평정하고 있다.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 호주오픈과 KIA 클래식 준우승,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공동 3위 등 올시즌 쾌조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상금, 올해의 선수 등 각종 분야 1위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2위와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4라운드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출발도 산뜻했다. 2번 홀(파5),5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10언더파를 기록했다. 8번 홀(파3)에서 보기를 11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하지만 우승을 생각하는 순간 고비가 찾아왔다. 13번 홀(파4), 15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8언더파로 내려앉았다.
이날 2타를 줄이며 추격한 2위 이미향과는 1타 차. 하지만 고진영은 승부사였다. 곧바로 16번 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뒤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이미향과 다시 2타 차. 사실상 우승을 확정짓는 위닝샷이었다. 17번 홀(파3)을 차분하게 파로 마친 고진영은 18번 홀(파5)에서 3번째 샷을 앞두고 앞 조에서 플레이한 이미향이 타수를 줄이지 못한 채 대회를 마치자 마음 편하게 샷을 홀 가까이 떨어뜨렸다. 결국 버디로 마친 고진영은 '포피스 펀드'에 몸을 던지며 '호수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고진영을 위협했던 이미향은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렉시 톰슨(미국)이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3위.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김인경은 이날 2타를 잃어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4위에 그쳤다. 김인경은 2012년 당시 나비스코 챔피언십으로 불렸을 당시 이 대회에서 최종 라운드 18번 홀 30㎝ 파 퍼트를 놓쳐 유선영과 연장전을 펼친 끝에 우승컵을 내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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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은 전날까지 2언더파 공동 8위로 출발했지만 이날 6오버파 78타로 부진한 라운드 끝에 최종합계 4오버파 292타로 아쉽게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고진영의 세계랭킹 1위 등극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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