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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날개로 나는 법을 배워요(Take these broken wings and learn to fly).", "당신은 평생 자유로워질 순간만을 기다려왔어요(You were only waiting for this moment to be free)."
악몽 같은 5년. 김인경은 부러진 날개로 몸부림 쳤다.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서였다. 쉽지 않았다. 마음의 부담이 무거웠다. 비상을 가로막았다.
내려놓아야 했다. 김인경은 비틀스의 또 다른 곡 '헤이 주드(Hey, Jude)'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폴 매카트니가 동료 존 레넌의 아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이 곡에는 "나쁘게 생각하진 마(Hey, Jude, don't make it bad).",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지진 마(Don't carry the world upon your shoulders)" 등의 치유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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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우승은 김인경의 세계랭킹을 수직상승시켰다. 7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김인경은 9위를 기록해, 지난주 21위에서 무려 12계단이나 뛰어올랐다.
김인경의 별명도 '불운의 아이콘'에서 '럭키 세븐'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7'이란 행운의 숫자는 김인경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줬다. 김인경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른 연습라운드 7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했다. 이 때 사용한 클럽은 7번 아이언이다. 다음날 대회 1라운드에선 7언더파 65타를 쳤다. 개인통산 7번째 우승을 달성한 김인경은 통산 톱 10 횟수도 70번으로 늘렸다.
김인경의 우승 타이밍도 적절하다. LPGA 투어는 휴식기에 돌입한다. 한화골프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인경은 일단 미국으로 돌아가서 2주간 휴식을 취하면서 오는 24일부터 열릴 캐나다 여자오픈을 준비한다. 출전 신청은 해놓은 상태지만 아직 출전 여부를 확정한 건 아니다. 캐나다 대회를 건너뛰면 귀국 일정이 당겨질 수도 있다. 김인경은 빠르면 이달 중순 한화클래식 출전을 위해 귀국할 예정이다.
김인경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태극낭자들이 LPGA 투어에서 수집한 트로피는 12개(22개 대회)로 늘어났다. 2015년에 세운 최다승 기록(15승) 경신에 녹색 신호등을 켰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