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해방구인 15번홀이 이상엽(22)에겐 반전의 신호탄이 됐다.
이상엽은 바로 이 곳에서 갤러리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드라이버 티샷을 그린 근처에 올렸다. 황인춘은 러프에 떨어진 공을 어프로치샷으로 홀 근처에 붙였지만 버디를 만들지는 못했다. 이상엽은 이글 칩을 홀에 붙인 뒤 버디에 성공, 2홀 차이로 접근했다.
이후 이상엽은 16, 17번홀에서도 앞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이상엽은 페어웨이 벙커 턱에 떨어진 공을 넉다운 샷으로 멋지게 그린 근처까지 보냈다. 반면 두번째 샷이 밀려 그린 옆 러프에 떨어진 황인춘은 세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홀컵과 멀었다. 버디를 놓친 황인춘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상엽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1홀차 승리로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64강전에서 올해 2차례 우승을 차지한 상금랭킹 1위 최진호(32·현대제철)를 만났지만 1홀차로 이겨 첫판부터 파란을 일으켰다. 32강전에서 유송규(20)를 제압한 이상엽은 16강 조별리그에서 문경준(34)을 1홀차로 이긴 데 이어 김수환(32)을 무려 6홀차로 제압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싱가포르오픈 우승자 송영한(25·신한금융)마저 꺾었다.
5년9개월 만에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린 황인춘은 결승전 막판에 퍼트가 흔들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GS 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박상현은 3~4위전에서 김병준(34)을 2홀차로 눌렀다. 6300만원의 상금을 받은 박상현은 최진호(32·현대체철)를 따돌리고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