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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투어 남자 골퍼들 "대회없는 한국 떠난 건 어쩔 수 없는 선택"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5-11-23 16:18


일본 투어에서 뛰고 있는 장익제(일본)와 김형성이 한국 남자 골프의 활성화를 위해선 대회수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던롭피닉스 토너먼트에 출전한 장익제와 김형성. 사진제공=던롭스포츠코리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엔 다수의 한국 선수들이 뛰고 있다.

지난 22일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끝난 던롭피닉스 토너먼트에는 20여명의 한국 선수들과 교포 선수들이 출전했다. 이 대회가 시즌 상위 랭커 84명만이 출전할 수 있는 특급대회인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선수들의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한국인 우승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황중곤(23)이 공동 4위, 김경태(29)가 공동 9위에 오르는 등 20위 안에 모두 5명의 한국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김경태는 이번 시즌 5승을 올리며 상금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대회가 끝난 날 저녁 일본에 먼저 진출한 장익제(42)와 김형성(35) 등을 중심으로 한국 선수들은 따로 식사를 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한국 남자 골프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장익제는 "한국에서 뛰고 싶어도 뛸 대회가 없다. 당장 생활이 안되니 선수들은 일본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며 "KPGA가 좋아지려면 무조건 대회수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KPGA 투어는 고작 12개 대회 뿐이었다. 김형성은 "한국에서도 한 시즌에 4승, 5승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시즌에 20개 대회가 열려야 한다"고 했다.

김형성은 일본 투어에 한국 선수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형성은 일본투어도 한국남자골프 투어와 마찬가지로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도 이시카와 료, 마쓰야마 히데키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미국을 주활동 무대로 삼은 뒤 새로운 스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 김형성은 "일본에서도 새로운 스타가 나오지 않자 최근에는 시즌 상금 순위 70위까지 주던 다음 해 출전권을 60위로 줄였다"고 말했다. 2부 투어의 새로운 얼굴을 더 많이 정규투어로 진출시켜 물갈이를 해보자는 고육지책이었다. 김형성은 "내년에 일본 투어를 준비하는 한국 선수가 엄청나게 많다.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한 선수가 100명이 넘는다. 어떤 지역 3차 예선에서는 35명 중 18명이 한국 선수"라고 말했다.


2005년 일본 투어에 진출, 통산 3승을 거둔 장익제는 "한국 선수들이 맹활약을 하자 처음에는 일본 선수들이 그리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한국 선수들은 상금만 받아 간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매년 30여명의 한국 선수가 일본에서 뛰는 만큼 일본 사회를 위해 재능 기부 활동 등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2년 전부터 재일동포를 대상으로 한국 선수들이 참가하는 자선 프로암 행사를 열어 모금액을 일본 사회에 기부하고 있다"며 "첫해는 홍보가 되지 않아 액수가 많지 않았지만 작년과 올해에는 각각 150만 엔을 모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일본투어에서 뛰면서 통산 4승을 거둔 김형성은 "한국 선수들이 이처럼 봉사활동을 시작하자 일본 선수들의 시선도 점차 좋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미야자키(일본)=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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