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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독주 시대를 열었다.
한국 선수끼리 치른 연장전은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박인비는 아끼는 후배인 유소연과 연장전에서 만났다. 박인비가 2살 많지만 둘은 평소 연습 라운드를 자주 하는 친한 사이다. 박인비는 우승 인터뷰에서 "친한 (유)소연이와 연장전에서 만나 어려웠다"며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기록해 소연이를 이긴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소연 입장에선 뼈아픈 패배다.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했지만 박인비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처음이 아니다. 유소연은 지난 4월 열린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박인비에 밀려 준우승이 그쳤다.
이들의 맞대결은 한국 금융권의 대결이다. 몇해 동안 메인스폰서가 없었던 박인비는 올시즌 도중 KB금융그룹과 계약했다. KB금융그룹 모자를 쓰고 벌써 2승째를 올렸다. 2주전에 끝난 LPGA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연속 우승이다. KB금융그룹에선 함박 웃음을 짓는다.
마수걸이 우승이 없는 유소연은 연장 압박감에서 박인비를 이겨내지 못했다.
박인비는 앞서 열린 LPGA 챔피언십에서도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와 연장 세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주 연속 연장전에 돌입한 박인비는 훨씬 여유가 넘쳤다. 박인비는 "LPGA 챔피언십 연장전이 도움이 됐다. 소연이에게 말을 걸 정도로 마음이 편했다. 연장전이 아니라 연습 라운드 같이 아주 편했다"고 말했다. 심리전에서 이미 앞서 있었던 것이다.
둘의 대결은 다음주 열리는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박인비는 지난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올렸다. 미국 무대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됐다. 유소연 역시 초청 선수로 출전한 2011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서 미국 진출의 기회를 잡았다.
우승에 목말라 있는 유소연에게도 US여자오픈은 욕심나는 대회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