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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K-리그 진출이 몰고 올 효과는?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6-19 18:01 | 최종수정 2013-06-20 07:51



2002년 한-일월드컵의 환희는 여전하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순간을 생생히 기억한다. 2013년 6월, 또 하나의 역사가 쓰여졌다. 한국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졸전으로 인한 실망도 컸지만 관심은 뜨거웠다.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전, 두 경기에 9만2942명의 축구팬이 몰려 경기장을 붉게 물들였다. 이제 대표팀에 쏠렸던 관심을 K-리그로 옮길 차례다. 11년 전, 뜨거웠던 K-리그 무대를 기억한다. 2013년에 또 다시 느끼고 싶은 열기다. 박지성(32)이 K-리그에 입성할 경우,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박지성 효과는?

2002년 월드컵 이후 경기장을 외면한 팬들의 발걸음을 돌릴 원동력은 역시 콘텐츠다. 올해 전반기 K-리그의 최대 화제는 2002년 태극전사들의 K-리그 복귀였다. 지난 3월 31일 '풍운아' 이천수(32)가 인천 유니폼을 입고 3년 6개월만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1만103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이천수의 출격 예고가 구름 관중을 모았다. 그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경기장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차미네이터' 차두리(33·FC서울)는 지난 4월14일 수원과의 '슈퍼매치'를 통해 K-리그에 첫 선을 보였다. 차두리의 폭발적인 드리블, 특유의 입담이 풍성한 화제를 불러 모았다. '2002년 태극전사' 이천수와 차두리 효과에 그라운드가 춤을 췄다.

'박지성 효과'는 어느정도일까. 이미 입증됐다. 지난해 5월20일, 박지성이 수원과 울산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3만7519명의 관중이 몰렸다. 앞선 주말 경기(수원-광주)에 2만9019명이 입장한 것과 비교하면 박지성의 '스타 파워'는 대단했다. 방점은 지난해 K-리그 올스타전이었다. 박지성은 '별 중의 별'이었다. 팬들은 그의 볼 터치 하나 하나에 열광했다. 골을 터트린 뒤에는 10년 만에 거스 히딩크 감독의 품에 안겼다. 감동이 물결쳤다. 학습효과가 말한다. 한국 축구 최고의 콘텐츠인 박지성이 K-리그에 입성한다면 한국축구에 봄이 다시 올 수 있다. '박지성 효과'는 한국 축구를 다시 일으킬 '킬러 콘텐츠'다.

꿈의 그리던 매치업, 현실이 되다

차두리 최태욱(32·이상 서울) 이천수 김남일(36) 설기현(34·이상 인천) 현영민(34·성남) 최은성(42·전북) 김병지(43·전남). 총 8명의 2002년 태극전사가 여전히 K-리그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기대하던 매치업도 현실이 될 수 있다. 박지성과 태극전사들이 한팀에서 호흡을 맞추거나 서로 적으로 만나 창을 겨루게 된다. 박지성을 향해 태클을 하는 차두리의 모습, 몸을 던져 박지성의 슈팅을 막아내는 김병지와 최은성, 이천수와의 화력 대결 등 볼거리나 넘쳐난다. 클래식이 더욱 풍성해진다. '지성 바라기' 정대세(29·수원)와의 만남은 또 다른 볼거리다. 박지성을 만나기 위해 맨유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구단 버스를 기다렸던 '박지성의 팬' 정대세에게도 꿈 같은 일이다. 지난 5월 정대세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박지성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꿈 같은 이야기인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함께 그라운드를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라고 말했다.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 박지성이 K-리그에 입성한다면, 모든 꿈이 현실이 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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