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LPGA 한국 100승과 솔하임컵의 아이러니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9-16 13:29


미국의 AP통신은 지난 15일(한국시각)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나비스타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미국 선수들의 근황을 다뤘다. 다음주 아일랜드에서 솔하임컵이 열리는데 그 전초전으로 나비스타 클래식이 중요하다고 집중 조명했다. 솔하임컵은 미국과 유럽의 여자골프 팀 대항전이다. 양팀은 각 12명의 대표 선수가 출전한다.

미국 대표에는 크리스티 커, 폴라 크리머 등을 비롯해 재미교포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와 크리스티나 김(한국명 김초롱), 어머니가 한국인인 비키 허스트 등이 포함됐다. 한국계 선수가 3명이나 된다. 미국 대표 12명은 전원 나비스타 클래식에 출전 중이다. 솔하임컵은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팀 대항전)과 마찬가지로 국적으로 출전 자격이 부여된다.

한국계 미국 선수들의 활약을 놓고 미국과 한국은 '따로 응원' 중이다. 미국은 솔하임컵을 앞두고 미국 대표선수들의 샷 컨디션이 올라오기를 기대하고 있고, 한국은 일부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계 LPGA 통산 100승' 달성을 기원하고 있다. 한국과 한국계 선수들은 지금까지 LPGA 통산 99승을 기록 중이다. 재미교포 미셸 위가 2승, 크리스티나 김이 2승, 펄 신이 1승이 보탰다.

올해 초부터 통산 100승이라는 이정표를 두고 일각에서 바람몰이를 하는 바람에 '-1'까지 왔지만 여기서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는 주장이 만만찮다. 이번에 나비스타 클래식에서 미셸 위가 우승한다고 하면 미국 언론과 미국 팬들은 이를 미국 통산 LPGA 1453승으로 기억할 것이 분명하다. 한국 쪽에서 아무리 한국 통산 100승이라고 우겨봐야 통할 지는 의문이다.

어차피 LPGA가 공식 카운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기념패를 주는 것도 아니기에 '그냥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셈을 하고 대충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역사는 작은 기록들의 조합이다. 시작이 단단하지못하면 앞으로 200승, 300승도 애매모호함을 남기게 된다. 마침 한국 여자골프가 LPGA 100승 달성을 논하는 시점에 미국은 성조기를 앞세워 솔하임컵을 치를 준비를 마쳤다. 재미교포의 포함 여부는 사실 골프팬들의 몫이다. 자연스런 분위기만 형성되면 된다. 하지만 글로벌, 다문화 시대라고는 해도 굳이 욕심내지 않아도 될 것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어머니가 태국 출신인 타이거 우즈가 PGA에서 72승을 했다고 해서 태국이 세계 최고 골프무대를 호령했다고 하는 이는 없다.

한편, 나비스타 클래식 1라운드에선 한국선수 중에선 양희영(22·KB금융)이 제일 잘쳤다. 3언더파 공동 12위다. 단독 선두인 제니퍼 존슨(미국·7언더파)에 4타 뒤졌다. 양희영은 지난주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연장접전끝에 아쉽게 준우승을 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