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에서 9승을 올렸던 한국 선수들이 올해는 1승에 그치고 있다. 유일한 1승은 지난달 US여자오픈에서 추천선수로 나섰던 유소연(21·한화)의 쾌거다. 이후 한국선수들의 승전보가 뚝 끊어졌다.
올해 한국 선수들의 우승이 턱없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최나연, 신지애 두 에이스의 부진이다. 최나연은 LPGA 선수들이 손꼽는 '스윙의 교과서'다. 260야드 이상 뿌리는 드라이버샷 뿐만 아니라 아이언샷,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까지 다재다능이다. 샷의 품질은 최고라는 정평이 나 있지만 올시즌에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중요 순간에 무너지고 있다.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도 3타 차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에서 졌다.
신지애는 올해 모든 것을 바꿨다. 스윙 코치, 캐디에 시력 교정 수술까지 받았다. 시력 변화가 플레이에 지장을 주느냐 아니냐 논란이 많다. 본인은 "상관없다"라고 말하지만 퍼팅에 강점이 있었던 신지애는 오히려 퍼팅 때문에 고전 중이다. 선글라스를 끼고 퍼팅하는 것이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일부 주장도 있다. 마지막날에 늘 강하다고 해서 붙여진 '파이널 퀸'이라는 별명도 무색해 졌다. 올해 KIA클래식에서 세계랭킹 100위권 밖이던 산드라 갈(독일)에게 역전패를 내줬다. 최근 들어서는 심심찮게 오버파 라운드를 기록한다. 티샷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스윙을 살짝 교정했는데 긍정적인 면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부정적인 면이 더 부각되고 있다.
해마다 1승은 꼭 하던 김인경은 페어웨이 적중률이 떨어지고, 그린 적중률도 73%에서 69%로 하락했다. 또 벙커샷 파세이브율도 나빠졌다. 무엇보다 찬스에 강한 모습이 예전만 못하다.
한국선수들이 부진한 만큼 외국 선수들은 더 잘 하고 있다. 올해 벌써 4승을 거둔 청야니(대만)는 세계랭킹 1위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 선수들도 예전과는 다른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통산 100승은 언제고 달성할 중간 이정표다. 다만 LPGA '코리안 파워'가 예전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