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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밸리오픈 우승 변현민, 엄마 캐디 안고 흐느낀 사연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7-31 22:09


◇변현민이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딸이 프로가 된지 4년만에 첫 챔피언 퍼트를 넣는 순간 '엄마 캐디' 김금실씨는 울어버렸다.

모녀에겐 값진 우승이었다. 변현민(21·플레이보이골프)은 31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SBS투어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김보아(16·보영여고1)를 연장접전 끝에 꺾고 우승했다. 마지막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합계 8언더파로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초등학교 3학년때 골프를 시작한 변현민은 한창 사춘기 시절을 보내던 중2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집안 형편은 기울었고, 골프를 그만둬야할 지경에 놓였다. 하지만 골프가 좋았고, 울며 어머니에게 매달렸다. 딸의 꿈을 지켜주고 싶었던 어머니는 갖은 고생을 감내하며 자신을 희생했다. 변현민은 지난해 꿈에 그리던 1부 투어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세상은 녹록치 않았다. 국내 여자프로골프는 강자가 많다. KLPGA 톱클래스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도 충분히 통한다. 변현민은 지난주까지 29차례 대회에 출전했지만 우승은 커녕 톱10 한번 경험하지 못했다.

이날 변현민은 솔직했다. 8언더파로 경기를 마치고 연습그린에서 김보아의 마지막 18번홀 1.5m 버디퍼트 장면을 지켜봤다. 성공하면 우승을 내줘야 하는 상황. 김보아의 퍼트가 빗나가자 연장 승부에 안도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만큼 우승은 절박했다.

첫번째 연장(18번홀·파4)에서 50㎝ 버디퍼트를 성공시킨 변현민은 어머니를 꽉 껴안았다. 그리고 흐느꼈다. 변현민은 "어머니께서 캐디를 해주시는데, 오늘 우승하고 어머니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너무 기뻤다. 이제 어머니께 걱정을 끼치치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변현민의 지난해 시즌상금은 5900여만원, 올해도 이번 대회전까지 2300여만원을 벌었는데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단숨에 8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변현민은 "앞으로도 잘 하고 싶다. 깜짝 우승이란 말은 싫다"고 말했다. 양수진(20·넵스)과 이민영(19·LIG)이 1타 차 공동 3위, US여자오픈 챔피언 유소연(21·한화)은 합계 4언더파 공동 8위에 랭크됐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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