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에서 잘해서 레알 가겠습니다" 전설 밥상 걷어찬 TAA…제라드 대신 오언의 길을 택하다

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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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26 13:13


"리버풀에서 잘해서 레알 가겠습니다" 전설 밥상 걷어찬 TAA…제라드 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 합성사진. 출처=파브리시오 로마노 SNS

"리버풀에서 잘해서 레알 가겠습니다" 전설 밥상 걷어찬 TAA…제라드 대…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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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27·리버풀)가 차기 안필드 레전드 자리를 박차고 '빅클럽의 빅클럽' 레알마드리드로 향한다.

스포츠 방송 '스카이스포츠', 영국 일간 '가디언', 이적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등은 25일(현지시각) 일제히 알렉산더-아놀드의 레알 이적 임박 소식을 다뤘다.

로마노는 "알렉산더-아놀드와 레알은 1년 전 스토리가 공개된 이후 점점 더 가까워졌다"며 "레알 구단의 공식 제안이 알렉산더-아놀드의 캠프에 전달됐다. 거래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모든 당사자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알렉산더-아놀드에 대한 레알의 오퍼는 클럽의 연봉 정책에 부합한다. 레알 전략의 일부인 슈퍼스타 급여는 아니"라며 항간에 떠도는 '메가 연봉' 제안은 없었다고 전했다.

리버풀 유스 출신으로 18세 나이인 2016년 1군에 합류한 알렉산더-아놀드는 오는 6월 종전 계약이 만료된다. 선수 측은 계약 마지막 시즌에 돌입할 때까지 리버풀의 계속된 재계약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버풀은 선수단 내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을 이적료없은 '공짜'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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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349경기(22골)를 뛰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우승에 일조, '넥스트 제라드'의 길을 따라걷던 알렉산더-아놀드가 돌연 팀을 떠난다는 소식에 팬들은 큰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가디언'은 '리버풀에서 레알로 이적하는 것이 정기적인 이적 루트라는 점은 팬들의 분노를 삭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레알은 최근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을 꺾었다'라고 알렉산더-아놀드의 이적을 둘러싼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스티븐 제라드가 그런 유혹에 저항했다면, 동시대에 뛴 일부 선배들은 유혹에 굴복했다'며 '레알의 귀족적 오만함은 리버풀 최고의 선수들을 정기적으로 빼갔다. 사랑받던 유스 선수뿐 아니다. 리버풀 프런트가 영입하길 바랐던 주드 벨링엄도 산티아고베르나베우를 택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알렉산더-아놀드의 이적은 1999년 보스만 룰에 의거해 리버풀에서 레알로 떠난 스티브 맥마나만의 사례와 자주 비교된다. 맥마나만은 리버풀이 침체기에 빠진 1990년대 후반 가장 빛나는 존재였지만, 재계약을 거부했다. 리버풀에서 보낸 마지막 몇 달간은 배신자로 낙인이 찍혔다. 이적료도 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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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마나만의 레알 이적은 성공적이었다. 2000년 레알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돕는 결정적인 골을 터뜨렸다. 루이스 피구가 입단한 이후로도 2003년까지 레알에 머물며 또 다른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차지했다.

맥마나만은 2001년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주 어릴 때 팀을 떠난 건 아니었다. 10년 이상 리버풀에서 뛰다 27살 때 마드리드에 왔다. 리버풀은 마드리드에 비하면 아주 작은 도시"라고 말했다.

뒤이어 2004년 리버풀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이 단돈 800만파운드에 레알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25세였던 오언은 맥마나만과 달리 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매일 마드리드 공항에서 영자 신문을 사오는 게 일상이었다. 오언은 하루라도 빨리 리버풀로 돌아가길 바랐지만,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의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뉴캐슬로 '불운한 이적'을 감행했다.

오언은 훗날 인터뷰에서 "라파가 날 원할까? 케니(달글리시)가 날 원할까? 브랜든(로저스)이 날 원할까? 상황이 내 이적을 막았다. 나는 예전의 그 선수가 아니었고, 그들은 날 좋아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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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또 한 명이 안필드를 떠나 레알로 향하는데, 바로 사비 알론소였다. 알론소가 뛰는 경기장에선 "우리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를 보유했다"라고 구호가 울려퍼졌다. '스페인 패스마스터' 알론소는 제라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함께 최고의 스리미들을 구축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회장은 리버풀 구단의 재정이 삐걱거린다는 걸 간파하고는 3000만파운드에 알론소를 영입했다. 2009년 알바로 아르벨로아도 레알로 이적했다.

'가디언'은 '맥마나만, 오언, 그리고 지금의 알렉산더-아놀드처럼, 레알의 매력은 리버풀 선수에게 너무나 강해서 저항할 수 없다'라고 결론지었다.

라이트백 포지션에 대해 늘 고민해오던 레알은 다음시즌 최정상 라이트백을 품었다. 킬리안 음바페와 마찬가지로 이적료는 따로 들이지 않았다. '페레스의 마법'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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