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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우승했지만 이제 시작이다."
김 감독은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미쓰비시컵에서 무패 우승을 달성해서 기쁘다"며 "한 편의 드라마를 쓴 것 같다. 매 순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런 상황이 펼쳐져서 좀 당황하기도 했고, 슬기롭게 헤쳐간 부분도 있는 것 같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번 미쓰비시컵은 지도자 경험이 짧지 않은 김 감독에게도 어려운 일정이었다. 잦은 이동과 빡빡한 경기 스케줄이 발목을 잡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컨디션 관리가 가장 어려웠다. 한 달이 안 되는 시간에 여러 경기를 해야 되고, 네 번이나 비행기를 타고 원정을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저도 그렇고 선수들도 힘들었을 것 같다. 체력 관리나 부상, 날씨를 다 신경 쓰고, 선수들이 최대한 좋은 컨디션이 될 수 있도록 스태프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 선수들도 강했다. 불평, 불만 없이 팀을 위해서 헌신하고 잘 따라줬던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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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을 떠나 1년 가까이 감독직을 맡지 않았던 김 감독은 유럽 등을 돌아다니며 경험을 쌓고 기회를 노렸다. 지난해 5월 베트남이 필립 트루시에 감독을 경질하자, 베트남 대표팀 감독직에 부임했다. 이후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이번 미쓰비시컵 우승으로 부임 8개월 만에 베트남에 큰 선물을 안기며 지도력을 인정받게 됐다.
김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K리그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낸 점에 대해 "그때가 생각이 많이 난다.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이번 대회, 이번 우승을 통해 보여줬던 것 같다"고 했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게 된 점에 대해서도 "경기가 끝날 때마다 박 감독님이 항상 격려와 조언을 해주셨다. 이렇게 성공하고, 베트남 대표팀에 올 수 있었던 부분도 항상 박 감독님의 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승 후에도 문자 주시고, 통화도 했다. 항상 격려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 감독의 베트남이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은 변화였다. 박항서 감독의 성공과 필립 트루시에 감독의 실패를 모두 지켜봤기에 그 사이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변화를 주도한 것이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이번 우승의 키워드를 묻는 질문에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박항서 감독님의 성공과 트루시에 감독의 실패를 보며 어떻게 변화를 시킬지 고민했다. 발품을 많이 팔아, 베트남 리그를 지켜보며 전술, 퍼포먼스, 버릇까지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철학을 갖고 추구했던 부분이 변화가 일어나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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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우승에도 김 감독은 만족할 생각이 없다. 우승의 기쁨은 즐기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도 착실히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선수 발굴 의지도 다졌다. 김 감독은 "발굴을 해야 한다. 그래야 시대 흐름을 따라가고, 동남아시아를 넘어 아시아에서 경쟁력 있는 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든 좋은 선수가 있다면 협회에도 요청하고, 직접 찾기도 할 예정이다"고 했다.
미쓰비시컵 우승을 차지한 이후 다음 목표까지도 밝혔다. 그는 "이번에 우승했지만, 아시안컵 본선에도 나가야 한다. 우승했지만,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베트남 축구가 발전해야 한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좋은 성적도 거둬야 한다. 월드컵 본선 한 번 같이 나가보는 것이 이루고 싶은 소망이다"라며 더 큰 목표를 드러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