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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팀을 위한 행동을 했을 뿐이다. 그러나 팬심은 달랐다.
황희찬은 대표팀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은 사이. 하지만 같은 국적, 대표팀 소속이라 하더라도 프로의 세계에선 '맞수'일 뿐이다. 강등권 턱밑인 울버햄턴에서 감독 교체 전까지 기회를 잡지 못하다 이날 선발 출전해 선제골을 넣었던 황희찬이었기에, 사사로운 감정을 배제하고 팀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몰리뉴뉴스는 '황희찬은 대표팀 훈련에서 손흥민이 왼쪽 하단 구석으로 차는 걸 많이 봤기 때문에 저렇게 알려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황희찬이 방향을 가리키자 토트넘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사는 황희찬의 손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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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팬들은 황희찬의 개인 SNS에 찾아가 '손흥민 슈팅 방향 알려주는 건 정말 실망스럽다', '실망스럽다. 아무리 프로지만 대표팀 동료 아닌가', '유다 이후 가장 큰 배신', 'PK 방향을 뒤에서 알려주다니', '둘 다 골을 넣었으면 좋은 일 아닌가'라며 비판을 남겼다. 반면 울버햄튼 팬들은 황희찬의 이런 행동에 대해 '황희찬이 팀을 구했다', '그는 팀을 위한 행동을 한 것뿐이다'라며 칭찬을 전했다.
두 선수의 활약상이 엇갈린 것도 논란의 배경이 된 모양새.
선발 기회를 못 잡던 황희찬은 감독 교체 후 두 경기 연속 골맛을 보면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반면, 최근 재계약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부진한 활약이 겹친 손흥민은 역전 페널티킥를 살리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황희찬은 토트넘전 전반 7분 만에 득점을 만들어냈다. 지난 2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2대0 승리에 힘을 보탠 득점에 이은 두 경기 연속골. 맨유전 득점 후 최근 지휘봉을 잡은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으로부터 선발 기회를 얻었고, 선제골을 뽑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손흥민은 실망스러웠다. 전반 내내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던 손흥민은 1-1 동점이던 전반 42분 브래넌 존슨이 만들어낸 페널티킥 기회까지 놓쳤다. 결국 후반 17분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 패널인 팀 셔우드는 라이브 코멘터리에서 '손흥민이 교체되는 건 놀라운 장면'이라면서도 '우리는 후반에 문전에서 그를 보지 못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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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결과에도 두 선수는 경기 후 피치로 나와 껴안으며 정을 나눴다. 각자 소속팀의 운명을 안고 나서는 경기 시간 만큼은 '적'이지만, 그 이후엔 우리가 아는 대로 먼 타지에서 우정을 나누는 선후배 사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