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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돌연 경질된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신태용'답게 떠났다.
PSSI는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태용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겸 U-23 대표팀 감독과의 계약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PSSI측은 '국가대표팀의 성과와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 오랜기간 신중하게 고려하고 평가했다'며 'PSSI는 인도네시아 대표팀 발전에 기여한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신태용 감독의 앞날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에릭 토히르 PSSI 회장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다나렉사 타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STY(신태용)는 우리 관계의 종료에 관한 서신을 받았다.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국가대표팀의 역동성'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토히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미 신 감독의 후임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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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히르 회장은 "선수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전략을 실행하고, 더 나은 소통을 하고, 국가대표팀을 위해 더 나은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히르 회장의 결정은 인도네시아 축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불과 50일 전인 지난해 11월, 신 감독은 '중동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 경기에서 2대0 승리하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3차예선 C조에서 1승3무2패 승점 6으로 6개팀 중 3위를 질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지난달 동남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론 경질 여론이 일었다.
인도네시아 언론인 알비노 하나피는 스포츠방송 'ESPN'과의 인터뷰에서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를 성장시키고 있었기 때문에 이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도 "협회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전적인 권한을 지녔다. 이 도박은 미래에만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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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사령탑 부임 후 2020년 AFF컵 준우승, 2021년 SEA게임 동메달, 그리고 2023년 AFF U-23컵 준우승을 이끌었다. 2024년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꺾고 준결승에 올랐고, 인도네시아 사상 첫 아시안컵 16강 진출과 월드컵 3차예선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월드컵 3차예선 6차전에서 2대0 깜짝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2020년 FIFA 랭킹 173위에 머무르던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 지도하에 지난해 11월 랭킹 125위까지 찍었다. 현재는 127위.
경질 소식을 접한 신 감독의 장남 신재원(성남)은 개인 SNS에 "5년 동안 피파랭킹 50단계를 올려놓고, 월드컵 예선 3위인데 경질이라니?"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또 신 감독의 경질을 알리는 PSSI SNS 댓글에 "너희들이 신 감독 없이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두고보겠다. 아버지는 인도네시아가 더 높은 단계에 올라서도록 모든 걸 바쳤다. PSSI가 5년간 아버지를 어떻게 대했는지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입을 다물겠다"고 적었다.
전 인도네시아 대표팀 선수인 유디 군타라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에서 실패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추측했다. 신 감독과 토히르 회장은 지난 5년간 꾸준히 불화설에 휩싸였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지도자 전성기를 누린 신 감독은 팀 매니저를 통해 '인도네시아가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으면 좋겠다'는 '대인배' 메시지를 남기고 5년만에 정든 인도네시아를 떠났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