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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저는 겨울에 축구할 운명인가봐요."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은 '플레이오프(PO)의 남자'다. K리그 지도자 생활 5년 동안 3번이나 PO를 경험했다. 시작은 K리그 감독 첫 해인 2020년이었다. 수원FC를 이끌고 아무도 예상 못한 K리그2 2위를 달성한 김 감독은 PO 무대에 섰다. 당시 상주 상무의 자동 강등으로 승강 PO 없이 PO 결과로 승격 여부가 결정됐다. 상대는 경남FC였다. 정규리그 성적에서 앞선 수원FC가 비기기만 해도 됐지만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분위기가 요동쳤다. 포기 않고 공격에 나선 수원FC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안병준이 성공시켰다. 극적인 1대1 무승부. 김 감독은 감격의 1부 승격에 성공했다.
서울 이랜드로 말을 갈아탄 올해, 또 PO가 김 감독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PO행만으로도 이미 성공이었다. 이랜드는 지난해 11위에 머물렀다. 창단 첫해를 제외하고는 PO 문턱에도 가지 못하던 이랜드였다. 창단 10주년을 맞이한 이랜드는 삼고초려 끝에 김 감독을 품었다. 이랜드의 진정성 있는 제안에 김 감독은 고심 끝에 도전을 택했다. 김 감독은 선수단부터 새롭게 꾸렸다. 오스마르, 김오규 김영욱 등 베테랑에다 K리그2 알짜들을 품었다. 이랜드는 지난 시즌과 거의 같은 예산을 쓰고, 타 팀이 긴장할만한 스쿼드를 만들었다. 풍부한 인맥과 넓은 스카우팅 시스템을 구축한 '김도균 효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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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는 24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PO에서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0-2로 끌려갔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백지웅을 공격 위쪽에 두는 과감한 모험수가 멋지게 통하며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후반 32분 김신진과 35분 백지웅의 연속골이 터졌다. 3분의 마법이었다. 김 감독은 이랜드를 창단 첫 승강 PO로 이끌었다.
승강 PO 상대는 전북 현대다.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거뒀지만, K리그1 통산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난적 중에 난적이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이랜드가 두수 아래다. 그래도 이랜드는 쉽게 물러날 생각이 없다. 믿을 구석은 김 감독의 'PO DNA'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단판 승부, 김 감독의 풍부한 PO 경험은 이랜드의 최대 무기다. 더욱이 김 감독은 PO 무대에서 단 한차례도 실패한 적이 없다. 두번의 PO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이끌어냈고, 승강 PO에서는 승리를 거뒀다. '겨울 축구'의 운명을 타고난 김 감독이 이번에도 기적을 이뤄낼 것인지, 12월 1일 홈에서 펼쳐지는 1차전이 승부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