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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로드리고 벤탄쿠르가 결국 중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흥민(토트넘)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탕쿠르에게 7경기가량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질 걸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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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진정성에 의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벤탄쿠르는 해당 사과문에서 '쏘니'를 Sonny가 아닌 Sony로 적었다. Sony는 일본 기업 이름이다. 게다가 벤탄쿠르는 이를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아닌 '스토리'에 올렸다. 게시물은 자신이 직접 삭제해야만 지워지지만 스토리는 단 24시간만 유지된다. 진심을 다한 사과문인지 고개가 갸우뚱 거려진다.
영국 언론들도 심각성을 조명했다. '미러'는 '벤탄쿠르가 생방송에서 끔찍한 농담을 하고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그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고 충격적으로 대답했다. 그의 발언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디애슬레틱'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팀 동료 손흥민에게 나쁜 취향의 농담을 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메일은 '엽기적인 발언'이라고 조명했다. 영국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는 알레스디어 골드 기자 역시 "벤탄쿠르가 한 말은 정말 어리석은 것이며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손흥민이 동료들에게 필요로 하는 게 아니었다"며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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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손흥민이 캡틴으로 있는 토트넘, 동료가 한 인종차별적 발언인만큼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 아쉬운 것은 앞서 손흥민이 인종차별적 행위를 당할때마다 토트넘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며 팬들의 댓글을 지운다는 의혹까지 받으면서 상황을 더 키우고 있다. 팬심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 토트넘의 게시글마다 인종차별 반대 댓글이 달리고 있지만, 토트넘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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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이 팀은 아시아 팬들을 오로지 돈으로만 본다. 존중이 없다", "우리의 주장을 존중해라. 댓글을 삭제하지마라",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났으면 좋겠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데리고 있을 자격이 없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구단 공식 SNS에 올라오고 있는 벤탄쿠르 사건 관련 댓글을 삭제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결국 손흥민이 직접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고, 이를 알고 사과했다'며 '그는 의도적으로 불쾌감을 주는 말을 할 의도가 없었다. 우린 형제이고 아무것도 변한게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일을 이겨낼 것이고, 단합할 것이며, 프리시즌에 함께 뭉쳐 하나가 되어 우리 클럽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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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하츠와의 프리시즌 경기 후 '벤탄쿠르와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지, 혹은 나눌 예정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코파 아메리카에 대해 당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전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쏘니다. 손흥민이 하는 대로 따르고 있다. 그와 관련해서는 처리 중이고, 뒤에 추가 조치가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지금 중요한 건 (대화가 아니라) 이번 일로 영향을 받은 손흥민의 기분과 손흥민의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손흥민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무책임한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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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2 규정에는 'E3.1 규정 위반은 가중 위반'이라며 '여기엔 인종, 피부색, 국적, 종교, 신념, 성별, 성적 지향, 장애 등 이 중 하나 이상을 명시적 또는 암시적으로 언급한 것이 포함된다'고 나와 있다.
벤탄쿠르의 경우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명백히 E3 규정을 위반했다. 풋볼런던은 '벤탄쿠르는 그동안 경기에 출전할 수 있지만 FA에 문의한 결과, E3를 처음 위반한 개인의 '가중 위반'에 따라 6~12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권고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벤탄쿠르는 기소를 수락하거나 거부할 기회가 있다. 기소를 수락하면 위원회는 제재를 결정할 것'이라며 '만약 기소를 거부하면 위원회는 기소를 유지 혹은 기각 여부를 결정하고, 기소가 유지된다면 제재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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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의 징계는 결국 현실이 됐다. 벤탄쿠르는 토트넘의 핵심 선수다. 올 시즌 리그 10경기 중 7차례 선발 출전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11위까지 추락한 상황인데, 벤탄쿠르 없이 빡빡한 일정을 치러야 한다. 다가올 24일 열릴 맨시티 원정 경기부터 시작해 풀럼, 본머스, 첼시, 사우샘프턴, 맨유(리그컵), 리버풀전까지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일정들이 줄줄이 있는만큼, 토트넘 입장에서는 분명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