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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 너무 떨린다. 꼭 A매치 심판 보는 것 같아!"
경기 전 파트너 선수(비장애인)가 오른쪽 팔에 완장을 차고, 파트너 선수가 연속해서 골을 넣을 수 없다는 통합축구만의 '로컬룰'을 숙지한 조원희는 경기를 거듭할 수록 휘슬을 과감하게 불었다. "플레이! 다치지 않게 해주세요!".
조원희는 "사실 여기 올 때 큰 소리 떵떵 쳤다. P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는 과정에서 심판 자격증도 취득해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쉽지 않다"며 "나는 선수 시절 심판에게 어필을 많이 하던 선수였다. 이 자리를 빌어 심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처음 심판을 보는데 정말 어렵고, 고단한 직업이라는 걸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오늘 경기는 K리그2에 있는 부산과 경남의 라이벌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경기는 경남의 4대1 승리로 끝났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유니파이드컵은 발달장애인 선수와 비장애인 파트너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경기하는 통합축구 기반 대회다. 통합축구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스포츠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나아가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포용과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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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참가 팀은 8일 숙소에 입소해 선수 등록을 마친 뒤, 9일부터 10일 이틀에 걸쳐 대회를 치른다. 대회 방식은 각 팀을 A, B, C그룹으로 나눠 풀리그 형태로 진행된다. 그룹은 지난 9월 유니파이드 인터네셔널컵 성적을 토대로 편성됐으며, A그룹에 경남, 부산, 제주, B그룹에 부천, 성남, 인천, 포항, C그룹에 대구, 대전, 연맹, 전남이 배정됐다.
모든 경기는 11인제 축구를 기반으로 각 팀당 스페셜(발달장애인) 선수 6명, 파트너 선수 5명이 경기에 나서 전후반 각각 25분씩 치른다. 모든 경기는 승패 부담이 없는 조별리그로만 치러지며, 시상식에서는 우승팀이 아닌 각 조의 '첫 번째 승리자'(1위)부터 '네 번째 승리자'(4위)까지 시상한다.
또한, 이번 대회에는 K리그 출신 이윤표 이상협 이준희가 진행하는 축구 트레이닝 세션, 조원희와 함께하는 이거해조원희형 콘텐츠 촬영, 전체 선수단이 참여하는 레크리에이션,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조원희는 "좋은 취지의 대회라 다시 한번 통합축구 현장을 찾게 됐다"며 "은퇴 이후에 프로축구연맹에서 많은 활동, 특히 지역사회뿐만 아니고 어린이 유소년 발전과 스페셜올림픽까지 건강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줘서 너무 감사하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겠다는 걸 다시 느낀다"고 말했다.
정양석 SOK 회장은 "통합 스포츠를 통해서 장애인과 파트너가 함께함으로써 이해를 높이고 또 그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 스포츠 능력도 향상할 수 있어 통합축구는 좋은 대회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스포츠를 통한 장애인들의 권익 향상, 사회 참여가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SOK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2024 스페셜올림픽코리아-K리그 유니파이드컵' 첫날(9일) 경기 결과
경남 4-1 부산
부천 3-0 인천
대구 4-0 대전
성남 1:1 포항
전남 5-1 연맹
제주 6-0 부산
성남 2-1 부천
포항 3-1 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