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전!", "전북!" 경기 전 울려퍼진 양 팀 서포터스의 응원 소리는 비장하기까지 했다. 예상치 못했던 순위 만큼이나 낯선 대전하나시티즌과 전북 현대의 '어쩌다 멸망전' 풍경이었다.
김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많은 변화를 줬다. 주장을 김진수에서 박진섭으로 바꿨다. 홍정호 등 고참 선수들에게 분위기 전환을 맡겼다. 합숙을 통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전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음가짐이었다. 김 감독은 '멸망전'의 포인트로 '싸우려는 도전적인 마음가짐'을 꼽았다. 그는 "끌려가지 않고 우리가 준비한대로 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절박하기는 대전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100%가 아닌 '신입생' 마사, 김문환 등을 엔트리에 넣었다. 황선홍 감독은 "이번 주중 3연전을 잘 넘겨야 반등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경기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홈경기인만큼 목표는 승리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를 가져야 한다. 상대가 조급한 마음을 갖게끔 만들어야 한다. 결국 얼마나 침착하게 버티면서 기회를 노리느냐가 중요하다. 후반에 상황이 되면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멸망전 답게 경기는 이대로 끝나지 않았다. 대전은 만회골을 위해 공격 자원들을 총출동시켰다. 22분 만회골을 넣었다. '원더키드' 윤도영이 과감한 돌파를 시도했고,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천성훈이 이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승부의 향방은 오리무중에 빠졌다. 최근 막판 실점으로 여러차례 승리를 놓쳤던 전북 입장에서는 불안한 실점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전북 벤치는 판정 하나하나마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총공세에 나선 대전은 추가시간 김준범이 극장골을 만들어냈다. '낭만' 마사는 복귀전에서 멋진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는 막판까지 뜨거웠다. 종료 직전 에르난데스의 회심의 슈팅을 이창근이 막아냈고, 결국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