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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가 아니라서? 이삭도 있는데?' 손흥민, EPL 올해의 선수상 후보 제외 '충격'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4-05-10 13:14


'빅4가 아니라서? 이삭도 있는데?' 손흥민, EPL 올해의 선수상 후보…
사진캡처=EPL 사무국

'빅4가 아니라서? 이삭도 있는데?' 손흥민, EPL 올해의 선수상 후보…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최고의 활약에도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이름은 없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은 9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3~2024시즌 올해의 선수상 후보 8인을 공개했다. 아쉽게도 손흥민은 제외됐다. 손흥민은 EPL 득점왕을 차지했던 지난 2021~2022시즌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영혼의 파트너'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가운데 최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중 아시안컵에 차출되는 변수까지 있었지만, 17골-9도움이라는 놀라운 스탯을 남겼다.

손흥민은 지난 6일 리버풀전을 통해 EPL 통산 300경기 출전의 대기록까지 썼다. 2015년 여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후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은 9시즌만에 300경기 출전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빅4가 아니라서? 이삭도 있는데?' 손흥민, EPL 올해의 선수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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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후반 32분 만회골을 터뜨리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장식했다. EPL 통산 120번째 골이었다. EPL과 리버풀의 레전드인 스티븐 제라드 알 이티파크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제라드는 1998년부터 2015년까지 리버풀에서만 활약하며, EPL 역사상 최고의 미드필더로 불렸던 전설이다. 손흥민은 EPL 역대 득점 22위로 올라섰다. 이제 손흥민은 과거 첼시, 맨유, 에버턴 등에서 뛰었던 로멜루 루카쿠(AS로마)의 121골에 도전한다.

9도움의 손흥민은 도움 1개만 더 추가할 경우 '10-10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2019~2020시즌, 2020~2021시즌 '10-10 클럽'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은 통산 3회 '10-10 클럽' 입성을 노린다. EPL에서 3차례 이상 10-1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5명이다. 디디에 드록바, 프랭크 램파드, 에릭 칸토나, 웨인 루니, 모하메드 살라 뿐이다.


'빅4가 아니라서? 이삭도 있는데?' 손흥민, EPL 올해의 선수상 후보…
사진캡처=EPL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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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EPL 사무국
하지만 이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8명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유는 팀 성적 때문으로 보인다. 첼시의 콜 파머, 뉴캐슬의 알렉산더 이삭을 제외하고는 모두 톱4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파머와 이삭은 모두 20골 이상을 기록 중이다. 21골-9도움을 기록 중인 파머야 그렇다치고, 이삭과 견주었을때 절대 떨어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인만큼 아쉬움이 크다.

더욱이 손흥민은 팀공헌도에서 압도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기관인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는 최근 '전 세계 30개 프로축구 리그에서 뛰는 공격수의 수비 가담 정도를 분석한 결과 손흥민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CIES는 수비 과정에서 시속 25㎞ 이상 빠른 속도로 질주한 거리와 신체 접촉 및 볼 터치가 없어도 상대에게 압박을 가한 횟수를 기준으로 수비 가담 정도를 평가했다.

두 요소를 합산한 결과 손흥민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손흥민은 특히 수비 복귀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질주한 거리 부분에서 월등한 활동량을 자랑했다. 100점으로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압박 횟수에서는 전체 7위(86.6점)였다. 유럽 5대 리그(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잉글랜드, 프랑스)로 한정하면 질주 거리는 물론 압박 횟수 역시 1위였다.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게 수치로 증명됐다.


하지만 EPL 사무국의 생각은 달랐다. 3년 전에도 그랬다. 당시 손흥민은 득점왕을 차지했음에도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는 물론 심지어 시즌 베스트11 후보에도 제외된 바 있다.


'빅4가 아니라서? 이삭도 있는데?' 손흥민, EPL 올해의 선수상 후보…
사진캡처=EPL 사무국

'빅4가 아니라서? 이삭도 있는데?' 손흥민, EPL 올해의 선수상 후보…
사진캡처=EPL 사무국
이번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는 아스널과 맨시티가 나란히 2명의 선수씩을 올렸다. 아스널에서는 주장인 마르틴 외데고르와 2023~2024시즌 최고의 영입생으로 꼽히는 데클란 라이스가 뽑혔다. 외데고르는 리그에서 8골 8도움을 기록하면서 아스널의 공격을 지휘했다. 공격 포인트가 대단히 많다고 볼 수는 없지만 외데고르가 있어야 아스널의 공격이 완성됐다. 라이스는 아스널 역대 최고 이적료로 합류한 값을 톡톡히 해줬다. 7골 8도움을 기록하면서 공격적인 역량에도 눈을 뜬 모습이다. 라이스가 아스널 선수가 된 덕분에 아스널은 지금까지도 맨시티와 치열하게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맨시티에서는 필 포든과 엘링 홀란이 이름을 올렸다. 포든은 2023~2024시즌 맨시티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지금까지 16골 9도움으로 개인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내면서 EPL를 대표하는 선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홀란은 괴물과도 같았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활약상이 아쉽지만 그래도 압도적이다. 부상으로 시즌 중에 결장하는 기간이 있었는데도 25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 가장 득점이 많고, 공격 포인트는 전체 2위에 올랐다.

월드 클래스 센터백인 버질 반 다이크 역시 후보에 포함됐다. 반 다이크는 전성기 시절 기량을 회복한 시즌을 보냈다. 반 다이크의 파트너가 고정적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반 다이크만은 흔들리지 않았다. 리버풀이 막판 우승 경쟁에서 미끄러졌다는 게 반 다이크한테는 아쉬운 점이다. 대기만성형 공격수인 올리 왓킨스 역시 유력한 올해의 선수상 후보다. 19골 12도움으로 득점 4위, 도움 1위, 공격 포인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왓킨스가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덕에 애스턴 빌라는 맨유, 토트넘, 첼시 등을 물리치고 리그 4위가 매우 유력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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