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구 지휘봉 잡은 박창현 감독 "첫 사랑 만난 기분, 젊은 선수들과 달라진 대구 만들겠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첫 사랑 만나는거 같더라고요. 젊은 선수들과 달라진 대구를 한번 만들어봐야죠."

박창현 신임 대구FC 감독(58)의 미소였다. 2024시즌 초반 팀 성적이 부진한 대구가 승부수를 띄웠다. 홍익대를 이끌던 박창현 감독을 제14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스포츠조선 22일 단독 보도> 개막 후 단 1승에 그친 대구는 11위까지 추락했다. 선수와 지도자로 총 12년 동안 대구에 몸담았던 최원권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고민하다 자진 사퇴했다. 대구의 선택은 박 감독이었다. 한양대를 거쳐 2008년 포항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박 감독은 홍익대에서 대학 축구의 강자 반열에 올려넣은 후 K리그로 돌아왔다. K리그 복귀는 14년만이다. 박 감독은 "항상 꿈꾸던 자리다. 정말 오랫동안 K리그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물론 내가 부족했을거다. 그런 나를 조광래 대표이사께서 선택해주셨는데, 첫 사랑을 만나는 거 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팀 지휘봉을 잡은 것에 감격스러운 눈치였다. 박 감독은 "(황)재원이 때문에 처음 '대팍(대구 홈)'에 갔다. 처음 마주하는데 너무 설레더라. 여기가 과거 대구시민운동장 자리다. 내가 처음 축구를 시작한 곳이다. 또 내가 포항에서 감독대행 맡으면서 첫 경기가 대구전이었다. 당시 이영진 감독이 계실땐데, 그때도 대구시민운동장이었다. 대팍을 보면서 '이런 곳에서 지도자 하는 사람은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꿈이 이루어졌다. 너무 행복하다. 이 행복함을 깨고 싶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홍익대에서 남은 축구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그를 깨운 것은 '도전의식'이었다. 박 감독은 "홍익대 측에서 지금 아이들이 잘하고 있으니 (다른 곳으로) 안 갔으면 하시더라. 하지만 가슴 속에 늘 프로(무대)가 있었다. 도전하고 싶었고, 대구는 또 너무 (함께)하고 싶었던 팀"이라며 "물론 대구의 지금 상황은 어렵다. 일정도 빡빡하다. 하지만 이런 것 때문에 어렵게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지난 대전하나시티즌전을 통해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이 선수들과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축구계에선 박 감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K리그를 오랜 기간 떠나 있었고, 최근 K리그를 밟은 대학 감독들 다수가 실패를 맛봤다. 박 감독도 이런 우려를 잘 알고 있다. 박 감독은 "오랜 기간 준비를 했다. 시간 날 때마다 K리그 현장을 찾았다. 선입견이 있을 수 있지만, 자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박 감독은 대구 선수들과 공격축구를 펼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예전부터 그랬다. '못 먹어도 고!'. 예전부터 내가 있던 팀은 늘 공격을 했다.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분께 축구를 배웠고, 지도자를 하면서 파리아스 감독에게서 새롭게 공격축구에 대해 눈을 뜨기도 했다. 속도감 있는 경기, 지루하지 않은 경기를 만들겠다. 대구가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 물론 프로는 성적으로 평가받겠지만, 물러서지 않고 할 생각이다. 조 대표도 마음껏 뛰라고 하셨으니, 그렇게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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