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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것이 30년 지도자 경력의 연륜인가. 김학범 제주 감독(64)이 개막 전 '4월이 되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한 그대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개막 후 4경기에서 1승(1무2패), 승점 4점에 그쳤던 제주가 4월에 열린 5~6라운드에서 전북, 인천을 연파하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2경기에서 승점 6점을 몰아딴 제주는 승점 10점으로 선두 포항(13점) 김천(12점) 울산(11점)에 이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김 감독이 무턱대고 '머리 박고 뛰는 축구'만 펼쳐보인 건 아니다. 지난 인천전에선 에이스 제르소를 중심으로 한 상대의 빠른 측면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라이트백인 김태환을 왼쪽에 세우고, 최근 레프트백으로 나서던 안태현을 오른쪽에 배치했다. 센터백 연제운을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해 중원을 두텁게 했다. 이같은 변칙 라인업으로 인천이 잘하는 축구를 못 하게 만든 김 감독은 후반에는 다시 선수들을 기존 포지션으로 정위치시켰다. 최영준 이탈로, 유리 조나탄 등 주전급 자원을 줄줄이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결국 후반 24분 유리 조나탄의 결승골로 1대0 승리의 결실을 보았다. 김 감독은 이날 승리로 지난해 5월 수원FC전 이후 329일 동안 지속된 원정 무승 징크스를 끊었다.
'학범슨의 말하는대로'는 앞으로도 계속될 조짐이다. 홈구장을 '원정팀의 무덤'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최근 홈 3경기 2승으로 지켜나가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전북전부터 목이 쉴 정도로 '수비 라인을 올려'라고 선수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타성에 젖어있는 선수들이 과감하게 김 감독이 원하는 곳까지 라인을 올린다면 한층 더 나은 경기력으로 돌풍을 이어갈 수 있다. 기세를 탄 제주는 13일 '돌풍팀' 김천을 홈으로 불러 3연승에 도전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