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두번째 가을을 응원합니다" '여축 레전드'전가을 눈물 은퇴식"받은 사랑 세상과 나누며 살겠다"[한국-필리핀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4-04-05 20:13 | 최종수정 2024-04-06 13:12


"두번째 가을을 응원합니다" '여축 레전드'전가을 눈물 은퇴식"받은 사랑…
매치볼 들고 나오는 전가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두번째 가을을 응원합니다" '여축 레전드'전가을 눈물 은퇴식"받은 사랑…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누구보다 아름답게 물들일 두 번째 가을을 응원합니다!"

대한민국 여자축구 레전드 '슈퍼소닉' 전가을이 5일 필리핀전에서 공식 은퇴식을 갖고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1988년생 전가을은 한국 여자축구 황금기를 이끈 공격수이자 도전의 아이콘이다. 빠른 발과 유려한 테크닉, 강인한 투지, 날카로운 프리킥을 장착한 게임체인저로 '슈퍼소닉''전베컴''가을의 전설'이라는 별명으로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전가을은 2008년 수원시설관리공단(현 수원FC) 입단을 시작으로 인천현대제철, 화천KSPO, 세종스포츠토토에서 활약했다. 2010년 수원시설관리공단에서 팀의 첫 WK리그 우승을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고, 이후 인천현대제철에서 3차례(2013년, 2014년, 2015년) W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가을은 선수생활 내내 자신과 후배들을 '최초'의 도전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미국, 호주, 잉글랜드 등 3개 리그를 경험한 유일한 선수다. 2016년 한국 여자축구 선수 최초로 미국리그에 도전 웨스턴뉴욕플래시에 입단했고 2017년 호주 멜버른빅토리, 2020년 잉글랜드 브리스톨시티와 레딩에서 뛰었다.


"두번째 가을을 응원합니다" '여축 레전드'전가을 눈물 은퇴식"받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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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가을을 응원합니다" '여축 레전드'전가을 눈물 은퇴식"받은 사랑…
국가대표 12년도 눈부셨다. 2007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 베트남전을 통해 데뷔해 2019년 아이슬란드와의 친선전까지 12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101경기 38골을 기록했다. A매치 38골은 지소연(시애틀 레인)에 이어 한국 여자선수 통산 득점 2위다. 2015년 캐나다 FIFA 여자월드컵 코스타리카전(2대2무) 헤딩 역전골로 여자대표팀의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고, 2009년 베오그라드유니버시아드에서 12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우승을 이끌었고, 아시안게임 3회 연속 동메달(2010년, 2014년, 2018년) 등 대한민국 여자축구가 빛났던 모든 순간에 그녀가 함께 했다.

세종스포츠토토에서 WK리그 2023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전가을은 2023 호주뉴질랜드여자월드컵과, 2023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여자축구 해설가로 활약하고 새로운 스포츠 관련 사업을 시작하는 등 은퇴 이후의 삶도 착실히 열어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002년부터 A매치 70경기 이상 출전한 남녀 선수 은퇴시 은퇴식을 마련해주고 있다. 2008년 유영실(현 서울시청 감독, A매치 71경기)에 이어 여자 국가대표로 두 번째로 공식 은퇴식을 치러고, A매치 중 치러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전가을은 경기 시작전 '매치볼 캐리어'로 나서 직접 경기 사용구를 들고 입장한 뒤 주심에게 볼을 건네며 마지막 그라운드에 섰다. 하프타임 공식 은퇴식, 대한축구협회는 정성스럽게 준비한 전가을 기념영상을 이천종합운동장 전광판에 플레이했다.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봄 어디에나 전가을이 있었다'는 문구와 함께 2015년 캐나다월드컵 코스타리카전 동점골을 비롯 전가을의 눈부신 활약을 담은 주옥같은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동안 아름답게 달렸고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기에 누구보다 아름답게 물들일 두번째 가을을 응원합니다!'는 문구에 관중석에서 "전가을!" "전가을!" 연호와 함께 뜨거운 갈채가 쏟아졌다.


"두번째 가을을 응원합니다" '여축 레전드'전가을 눈물 은퇴식"받은 사랑…

"두번째 가을을 응원합니다" '여축 레전드'전가을 눈물 은퇴식"받은 사랑…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전가을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을 건넸고, 캡틴 김혜리와 2009년 베오그라드유니버시아드 금메달부터 함께 달려온 '절친 동기' 조소현이 선수들의 마음을 담은 7번 유니폼 액자를 선물했다. 은퇴소감을 전하는 순서, 그라운드에 선 전가을이 울컥했다. "동료 선수들을 보니 갑자기 눈물이 난다"며 한참 고개를 숙이고 마음을 추스린 후 제가 이룬 모든 것은 동료들, 감독님들 모든 분들 덕분에 가능했다. 저는 운이 좋은 선수다. 앞으로 제가 받은 사랑을 세상과 나누면서 축구인으로서 모범적으로 살아나가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작별인사를 건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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