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 손흥민은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EPL)에 남아서 계속해서 대한민국을 빛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부터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은골로 캉테와 파비뉴, EPL 최고 수준의 공격수였던 사디오 마네, 리야드 마레즈, 호베르투 피르미누 등 수많은 선수들이 사우디로 향했다.
사우디가 손흥민을 위해 준비한 계약은 현재 토트넘에서 받는 연봉의 약 3배 수준이었다. 연봉으로만 3,000만 유로(약 433억 원). 계약 기간은 무려 4년이었다. 어느덧 30대를 넘어선 손흥민이기에 이러한 파격적인 조건에 흔들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
영혼의 파트너인 해리 케인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손흥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지만 그는 해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주장 완장까지 찬 손흥민은 지난해 9월부터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
|
완벽하게 부활한 손흥민에게 장애물 따위는 없었다. 시즌 도중 미키 판 더 펜과 제임스 메디슨이 동시에 빠진 후 토트넘은 크게 흔들렸지만 손흥민의 활약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위해 떠나기 전까지 엘링 홀란, 모하메드 살라 다음으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토트넘을 이끌었다.
EPL 득점왕 출신다운 완벽한 퍼포먼스에 주변에서는 찬사가 이어졌다. 손흥민을 다시 부활하도록 도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라는 것을 알고 있다. 라커룸에 있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선수단 내에서 그룹을 초월한다"며 극찬을 남긴 바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또한 자신의 리빌딩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손흥민을 중심적인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는 지난 2월 EPL 전반기 윙포워드 부문에서 손흥민을 전체 1위로 평가했다. 손흥민은 스쿼카가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제시한 12개 항목 중에서 공격 포인트, 오픈 플레이에서의 기대도움값, 상대 페널티박스로의 패스 시도 횟수, 기회 창출 능력, 슈팅 시도 횟수, 득점 전환율, 페널티박스 안에서 터치 횟수, 페널티킥 제외 기대득점값 등 총 8개의 항목에서 리그 최상위 능력을 보유했다.
당시 '스쿼카'는 손흥민을 두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했지만 손흥민은 2023~2024시즌 리그 12골로 토트넘 최고 득점자로 남아있다. 엘링 홀란(맨시티)보다 4골이 적지만 리그 득점왕을 굳건히 노리고 있다. 2022~2023시즌을 실망스럽게 보낸 후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밑에서 다시 최고의 모습을 보여 리그 21경기 12골 6도움을 기록했다"며 극찬했다.
손흥민의 능력이 더욱 대단한 건 스쿼카가 지난해 11월에 진행한 EPL 스트라이커 평가에서도 전체 1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홀란, 다윈 누녜스와 함께 현 시점 EPL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뽑혔다.
다른 선수들은 하나의 포지션에서도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하기가 힘든데, 손흥민은 단일 시즌에만 전혀 다른 포지션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 시즌 초반부터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뛰었다면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낼 수 있었겠지만 손흥민은 언제나 팀이 먼저였다.
|
후스코어드닷컴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손흥민은 현재 유럽 5대 리그에서 통계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 6위였다. 상위 10명 안에 EPL 출신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했다. 손흥민은 적은 기회 속에서도 최상위 골 결정력을 보여준 셈이다. 손흥민은 통계보다 4.4골을 더 집어넣으면서 EPL 최고의 골 결정력을 가진 선수라는 걸 입증해내고 있는 중이다.
주장이자 에이스로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손흥민이기에 토트넘이 손흥민을 매각한다는 건 말이 안됐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달 27일 '31세의 손흥민은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사우디 프로리그 클럽들과 폭넓게 연결되고 있다. 토트넘은 위태로운 계약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장 손흥민에 대한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이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번 여름이 다가오기 전까지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손흥민의 의중을 파악하는 중이었다. 토트넘은 2024~2025시즌까지인 손흥민의 계약을 1시즌 더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예 새로운 재계약을 체결하길 원했다.
|
독일 원풋볼 역시 '손흥민이 자신의 장기적인 미래를 클럽에 기꺼이 맡길 의향이 있다고 가정하면 토트넘은 시즌이 끝날 때 공식적으로 그의 대표자들과 함께 앉아서 또 다른 블록버스터 계약이 될 수 있는 조건을 논의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의 재계약에 매우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계속해서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상황에 대해서 추적하고 있는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 29일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 주장인 손흥민은 적절한 시기에 공식적으로 재계약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라 구단에 만족하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의 계약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며 추가적인 소식을 내놓았다.
다른 매체들도 속속히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협상 상황에 대해서 보도하기 시작했다. 영국 HITC는 지난 6일 '토트넘은 팀의 주장인 손흥민과의 계약 협상을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손흥민의 계약은 2025년 6월에 만료되지만 정보에 따르면 작년 여름부터 새로운 계약에 대한 합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나온 현지의 소식을 종합해보면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계약을 연장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2가지였다. 먼저 EPL이었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싶은 마음이 손흥민한테 남아있던 것이다.
|
손흥민은 자신에게 주장을 맡기고, 엄청난 신뢰를 주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토트넘이 발전하는 모습에 행복한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도 손흥민을 붙잡고 싶어하고, 손흥민도 토트넘에 남길 원하기에 양 측의 재계약 협상은 빠른 속도로 시작됐다. 풋볼 인사이더는 9일 '소식통은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으며 여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며 양 측의 협상이 원활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양 측의 재계약 협상이 이번 시즌 안에 마무리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풋볼 인사이더는 '양측 간 초기 협의가 이뤄졌으나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재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 2023~24시즌 종료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
이번 재계약으로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상 최고의 대우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트넘 역사상 최고의 대우는 해리 케인이 받았던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3,900만 원)이었다. 손흥민의 현재 주급과 큰 차이가 거의 없다.
손흥민이 2021년 7월에 재계약을 체결한 뒤에 더욱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고, 주장과 에이스 역할을 120% 소화하고 있기에 토트넘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주급 체계에 있어서도 매우 안정적인 구단이기 때문에 상향된 계약 조건을 준비하는 것도 전혀 문제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