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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언젠가 팬들로부터 '정마호가 나와서 다행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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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주 서귀포에서 진행중인 충남아산의 1차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정마호를 만났다. 소문대로 훤칠한 키에 준수한 얼굴을 지닌 정마호는 한 눈에 보기에도 '스타성'을 타고난 듯 했다. 정마호는 "구단에서 많은 기대를 갖고 계신데, 개인적으로는 앞에 나서기 보다 뒤에서 묵묵히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사비 알론소처럼 동료들을 살려주는 역할을 맡고 싶다"며 프로데뷔를 준비하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고교 최고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기 전까지 정마호는 꽤 많은 시련을 겪었다. 과천초등학교를 거쳐 수원 삼성 U-12팀에서 축구를 하다 매탄중에 입학했을 때였다. 당시 1m60대의 작은 키가 갑작스럽게 20㎝ 이상 크기 시작한 것. 당연히 무릎 등에 엄청난 성장통이 뒤따랐다. 당연히 팀 훈련에 전력을 쏟아낼 수 없었는데, 소심했던 중학교 1학년생 정마호는 이 사실을 팀에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다.
결과는 퇴단통보. 정마호는 "팀에서 짤리고 난 뒤 한동안 쉬다가 초등학교 시절 축구를 가르쳐 주신 이관우 현 청주대 감독께서 FC모현 U-15팀으로 연결해주셔서 계속 축구를 할 수 있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지금이야 담담히 말할 수 있지만, 중학교 1학년생이 감당하기 쉬운 시련은 분명 아니다. 이후에도 정마호는 인천대건고에 진학했다가 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신평고로 2학년 때 전학을 가게 된다. 그리고 신평고에서 본격적으로 축구에 몰입하며 많은 프로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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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과정을 거쳐 충남아산에 입단한 정마호는 "최대한 빨리 프로에 데뷔하는 것"이 1차 목표다. 그는 "첫 프로훈련이 많이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배 형들이 다 버티니까 나도 함께 할 수 있다. 주장인 박세직 선배가 같은 포지션이라 많이 물어보면서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마호는 이번 제주 전지훈련에서 '프로의 바이브'를 확실히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기술적으로는 수비에 관해 중점적으로 훈련하고 있다. 확실히 프로와 아마추어는 차이가 컸다. 같은 축구인데, 템포나 킥의 차원이 다르다. 한 마디로 '바이브가 다르다'는 걸 느끼고 있다. 팀 훈련과 별도로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면서 그런 프로의 바이브를 몸에 빨리 익히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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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마호는 "어린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자만하지 말라'는 말씀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다. 그 말씀을 늘 새기면서 프로무대에 빨리 적응하겠다. 눈 앞에 놓인 숙제에 집중하면서 내 역량을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언젠가는 팬들이 내가 경기에 투입됐을 때 '정마호가 나와 다행이다'라는 말을 하게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충남아산 구단이 차세대 스타플레이어로 공들여 키우고 있는 정마호의 미래가 기대된다.
서귀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