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독일 팬들은 '괴물'의 진가를 알고 있었다.
김민재는 올 시즌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었다. 김민재는 적응기도 없이 곧바로 바이에른의 핵심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혹사 논란이 나올 정도로 쉬지 못하고 뛰었다. 전반기 거의 모든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했다. 하지만 독일 언론의 평가는 박했다. 독일 빌트는 바이에른 선수단의 전반기 성적을 매겼다. 빌트는 좋은 활약을 펼칠수록 점수를 낮게 준다. 최고점이 1점, 최하점이 5점이다. 전반기 평균 평점을 보면, 김민재의 순위는 16위로 최하급이었다. 약 3.26점으로 뒤에서 5등이었다. 빌트는 시즌 내내 김민재에게만은 유독 박한 평점을 매겼다. 그것이 그대로 수치로 증명됐다. 김민재는 올 시즌이 첫 시즌인데다, 군사 훈련 여파까지 남아 있었고, 무엇보다 파트너들의 잦은 부상으로 사실상 '독박 수비'를 펼쳐야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나름 제몫을 해줬다.
|
|
빠른 동시에 많이 뛴다. 총 144.6km로 경기당 평균 10km 이상 뛰고 있다. 전체 42위, 팀내 1위다. 이밖에 공중볼 경합 성공 횟수 54회로 전체 공동 11위(팀내 1위), 지상 경합 성공 138회로 공동 23위(팀내 2위), 오픈플레이 패스 성공률 94.94%로 전체 3위(팀내 1위)다. 바이에른의 14경기중 7경기, 역대 최다 무실점은 '빨리 뛰고 많이 뛰는' 김민재의 괴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는게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
|
김민재 뒤에는 후벵 디아스(맨시티), 다비드 알라바(레알 마드리드),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버질 판 다이크(리버풀) 등 역대급 수비수들이 자리해 있다. 김민재는 올 시즌 발롱도르에서 수비수 중 최고 순위인 22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한데 이어, 이번 스포츠키다 세계 최고의 센터백 선정으로 다시 한번 그 가치를 입증 받았다.
|
|
김민재는 '2023 KFA(대한축구협회) 어워즈'에서 남자 '올해의 선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수비수가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것은 2015년 김영권(33·울산) 이후 8년 만이다. 김민재는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2010년 제정된 '올해의 선수'는 손흥민의 독무대였다. 최근 4년 연속 수상을 비롯해 절반이 넘는 7차례나 그 영예를 안았다.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으로 손흥민에 밀려 2위에 그친 김민재는 축구협회 출입 언론사 축구팀장과 협회 기술발전위원,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 등 50명의 투표에서 총 137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113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84점을 받은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이다.
김민재는 "좋은 상을 받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 지난 시즌 많은 팬이 밤낮 가리지 않고 응원해주시고, 소속팀이나 대표팀이나 많은 응원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아시안컵 선수들 잘 준비해서 꼭 좋은 성적 거둘테니까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이어서 있을 2024년 파리올림픽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민재는 이날 아시아축구연맹(AFC) 국제선수상도 수상했다. AFC는 지난해 11월 김민재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는 "이렇게 깊은 뜻이 있는 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당연히 하겠지만 잘하도록 하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
|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지난 여름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를 첼시로 보낸 나폴리는 대체자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한 시즌 동안 최고의 모습을 보인 '한국인 센터백'을 낙점했다. 나폴리는 바이아웃인 2000만유로를 지불하며, 스타드 렌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던 김민재를 하이재킹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영입했다.
이 선택은 결국 최고의 한 수가 됐다. 생소한 왼쪽 센터백으로 선 김민재는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하며 빠르게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9월 김민재는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2019~2020시즌부터 시상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아시아 국적 선수가 선정된 것은 김민재가 최초였다. 10월에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 영광을 안기도 했다.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철기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리그 35경기에 출전한 김민재는, 각종 통계 사이트에서 세리에A 센터백 중 평점 1위에 올랐다.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공격적인 루치아노 스팔레티식 전술 속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로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파비오 칸나바로, 알렉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등 레전드들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맨시티의 디아스, 존 스톤스, 바르셀로나의 로날드 아라우호, 레알 마드리드의 에데르 밀리탕 등과 함께 올 시즌 최고의 센터백으로 불렸다. 단 한 시즌의 활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폴리 역대 베스트11에 거론될 정도다.
|
|
놀라운 활약으로 시즌 내내 빅클럽의 주목을 받은 김민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치가 상승했다.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6000만유로까지 상승했다. 한국 선수로는 손흥민 보다 높은 최고 몸값이었다. 김민재는 올 여름 내내 맨유, 맨시티, 뉴캐슬, 리버풀, 첼시, 아스널,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파리생제르맹 등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았다. 한국 선수의 이적설이라고는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역대급 사가였다. 김민재 영입전은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맨유와 뉴캐슬의 하이재킹 시도까지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바이에른이었다.
당초만 하더라도 김민재는 맨유행을 확정짓는 분위기였다. 구체적인 연봉과 이적 날짜까지 나왔다. 뒤이어 아예 '맨유행이 확정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탈리아 일마티노는 '김민재가 맨유 이적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바이아웃 금액이 지불된다면 7월1일 합류할 것'이라고 했다. 더선은 '김민재의 맨유 이적이 확정됐다'며 '김민재는 올 여름 맨유의 첫번째 영입으로, 7월1일 공식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재와 맨유의 이야기는 한 달 넘게 지속됐다. 라파엘 바란-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콤비가 수비를 지키는 맨유는 두 선수의 내구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빅토르 린델로프와 에릭 바이 역시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김민재 영입을 통해 확실히 우승권 수비진을 갖고 싶어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김민재를 점찍은 배경이다. 하지만 맨유는 많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계륵으로 전락한 해리 매과이어의 방출 문제가 풀리지 않는데다, 가장 중요한 인수 문제까지 꼬였다.
|
|
|
길고 긴 협상 끝에 마침내 오피셜이 떴다. 철옹성 같았던 유럽 엘리트의 상징, 최고의 클럽인 '레바뮌(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에서 모셔간,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높은 한국선수가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바이에른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나폴리에서 뛰던 김민재를 영입했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로, 5년이다. 김민재는 3번 유니폼을 입는다'고 했다. 김민재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에 이어 두번째로 바이에른에 입성한 한국 선수가 됐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000만유로(약 71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민재는 나폴리와 계약 당시 바이아웃을 설정했는데, 5000만유로로 알려져 있다. 최근 나폴리와 협상 문제로 이적료가 다소 올라갔다는 보도도 있는만큼,그 이상이 될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한국 선수 최고 이적료이자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임은 분명하다. 이전까지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은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할때 기록한 3000만유로(약 426억원), 아시아 선수 최고 기록은 나카지마 쇼야가 알두하일에 합류하며 기록했던 3500만유로(약 497억원)이었다. 김민재는 뤼카 에르난데스(8000만유로·약 1136억원)과 마타이스 더 리흐트(6700만유로·약 951억원)에 이어 바이에른 역사상 세번째로 비싼 사나이가 됐다.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도 핵심 수비수로 활약했고, 전반기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김민재는 전반기 일정을 마친 후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민재는 클린스만호에서도 핵심 수비수로,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한 키맨으로 주목받고 있다. 왼쪽 센터백으로 활약 중인 김민재는 최근 대표팀의 6경기 무실점을 이끌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