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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3년 K리그1의 '대세'가 2연패를 차지한 울산 현대였다면, 고등리그에선 전통명문 영등포공고가 거의 모든 대회에서 트로피를 휩쓸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허정무를 배출한 영등포공고는 2월 백운기 우승을 시작으로 6월 전국고등축구리그 권역별 리그, 7월 전국체전 남고부 서울시대표 선발전, 8월 대통령금배, 전국고등리그 왕중왕전 겸 제78회 전국고교선수권, 10월 전국체전 남고부 대회까지 내리 휩쓸며 6관왕의 '전설'을 썼다. 리그, 전국대회뿐 아니라 전국체전까지 내리 우승한 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학교축구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김 감독은 "운 좋게 좋은 선수들이 동시에 입학했다"고 했지만, 유망주를 발굴하여 영등포공고 유니폼을 입힌 건 다름아닌 김 감독 본인이다. "올해 참 특이한 녀석들이 많았다"는 김 감독은 "선수들끼리 끈끈했다. 손승민이란 선수는 프로 유스팀에 올라가지 못하고 우리 학교에 온 선수들의 복수를 대신 해주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러더니 프로 산하팀이 대거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이런 끈끈함은 처음 봤다. 2명이 빠진 대회, 이번 전국체전처럼 5명이 빠진 대회에서도 우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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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운(광주) 김재우(김천) 정호진(전남) 김동수(부산) 차승현(이랜드) 박인혁(고양해피니스) 등은 김 감독의 지도를 받고 프로에 진출한 선수들이다.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에 일조한 정호진은 김 감독의 대표적인 '작품'. 올해 18세이하~16세이하팀에만 무려 8명이 뽑혔고, 미드필더 김현민은 올해 FIFA U-17 월드컵 최종명단에 발탁됐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올 한 해에만 영등포공고 선수 2명이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는 점이다. 수비수 이예찬과 공격수 김태원이다. 이예찬이 먼저 포르투갈 1부 포르티모넨세에 입단했다. 고교 최고 레벨의 골잡이로 평가받는 김태원은 친구 이예찬을 뒤따라 연말 포르티모넨세와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김태원은 발이 다소 느려 국내 프로팀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포르티모넨세 스카우트는 유망주 발굴차 국내를 직접 찾아 김태원의 문전 앞 침착성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는 후문이다. 김 감독은 "두고보라. 태원이는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예찬 이적 당시 직접 포르티모넨세를 찾아 훈련 시설을 체크하고 용기를 북돋는 열의를 보였다.
김 감독은 6관왕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꾸준히 우승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그런 팀을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의 도전은 계속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