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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N]'톰과 제리' 된 김민재와 이강인, 벤투호 '최고 조합'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11-19 02:24 | 최종수정 2022-11-19 09:31


함께 몸을 풀고 있는 김민재-이강인.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괴물' 김민재(26·나폴리)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다. 구수한 사투리에 목소리 또한 우렁차다. 무늬는 '군기반장'이다.

"운동장이 왜 이리 조용하노"는 그의 대명사다. 지난해였다. 유럽파라 뒤늦게 파주NFC에 합류한 그는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이렇게 소리치며 '파이팅'을 복돋웠다.

'날아라 슛돌이'로 유명세를 탄 이강인(21·마요르카)은 벤투호에서 유일한 2000년대생이다. 대표팀의 '막내'다. 그러나 '막내' 같지는 않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인 2011년 발렌시아 유스팀 입단 테스트를 통과해 스페인으로 건너갔다.

유럽에서 생활한 지 11년이 흘렀다. 사고 방식도 유럽파다. '나이가 깡패'라는 말은 적어도 이강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항상 당당한 한국 축구의 미래다.

김민재와 이강인이 도하에서 '베스트커플'로 거듭나는 분위기다. 파이팅이 넘치는 김민재는 늘 맨 앞에서 훈련을 이끈다. '조용한 분위기'는 김민재에겐 용납되지 않는다. 자칫 정적이 감돌때쯤이면 '막내'를 찾는다. 이강인을 향해 "파이팅하자"라고 소리친다.

이강인도 화답은 하긴 하지만 표정만 보면 '막내'가 아니다. 시쳇말로 쫄지 않는다. '톰과 제리'처럼 기싸움을 벌인다. 톰은 김민재, 제리는 이강인이다.

둘의 일화도 있다. 김민재는 베이징 궈안 시절 '김민짜이'로 불렸다. 그러나 지우고 싶은 과거다.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한데 이강인이 자신의 SNS를 통해 그 '치부'를 건드렸다. '김민자이'라며. 김민재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강인에 대해 "선 넘었다"고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하지만 그 선은 요즘에도 자주 넘는 것 같다. 둘은 늘 화기애애하다.


월드컵은 선배들에게는 늘 두려운 대회였다. 즐길 수 없었다. 하지만 MZ세대의 월드컵은 다르다. '즐긴다'는 얘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1989년생으로 벤투호에서 최고참인 김태환에게 이런 분위기에 대해 묻자 "4년간 감독님이 바뀌지 않았고, 그 스타일대로 유지하면서 팀이 만들어져 있다. 선수도 크게 변화없이 다들 장단점을 잘 알고 있어 그런 분위기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뭐든지 강하면 부러진다. 태극전사들은 유연한 분위기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맞고 있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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